경북 안동시 ‘소규모주민숙원사업’이 일부 고위 간부공무원과 그의 친인척이 보유한 토지 밀집지역에 특혜성으로 추진돼 말썽<본지 12월 18일 보도>인 가운데, 같은 지역에 수천만 원의 혈세가 더 투입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당시 공사를 진행한 특정 업체가 최근 3년간 안동시로부터 무려 수십 건의 수의계약을 수주한 사실까지 확인돼 파장이 예상된다.
안동시는 지난해 3월 3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안동시 수상동 418-1, 413, 416번지 등지에 92m 콘크리트 도로포장과 높이 2.31m, 길이 57m 옹벽 공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앞서 안동시는 2017년 3월 같은 지역에 7200만 원을 들여 150여 m의 콘크리트 포장과 각종 관 매설, 배수로·맨홀 시공 등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규모주민숙원사업의 취지에 맞지 않는 특혜성 개인 공사에 2년 동안 1억 원이 넘는 시민의 세금이 들어간 셈이다.
해당 지역을 둘러본 한 건설 전문가는 "콘크리트 도로와 옹벽, 배수로와 수로관 등 각종 관 매설, 맨홀 등이 최근에 시공된 것으로 보인다"며 "공사를 2번에 나눠 발주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귀띔했다.
실제 안동시에 확인한 결과 2017년에는 D 건설이 입찰을 받았고, 2018년에는 Y 업체가 수의계약을 체결해 각각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석연치 않은 특혜성 사업이 주민 사이에서 특정 건설업체와 안동시 혹은 고위 간부공무원과의 유착 의혹으로 점차 확대돼 관계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
지난해 3월 고위 간부공무원과 관련된 공사를 시행한 Y 업체는 최근 3년간 안동시로부터 27건의 수의계약을 따냈다. 지난해에만 북후면 수해복구 공사를 비롯해 소규모주민숙원사업 12건을 수의계약으로 수주했다. 올해도 해당 업체는 8건의 공사를 맡았다.
이에 따라 안동시가 해당 업체에 지급한 금액은 4억4800여만 원에 이른다.
복수의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특정 업체 밀어주기가 문제가 된 후 한 업체에 2건 이상 공사를 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3년간 수의계약을 20여 건 따낸 것은 명백한 특혜"라며 "안동시 또는 특정 공무원과 업체의 밀접한 이해관계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지난해 공사 일부 축대와 성토 등 작업은 사비로 진행한 것이라서 문제가 없다"며 "읍·면을 포함해 본청까지 연간 공사가 600여 건인 것에 비하면 Y 업체가 받은 공사 건수는 많다고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안동=권기웅 기자 zebo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