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 후 5년 초과 생존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암관리법에 의한 국가암관리위원회(위원장: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를 열고, ‘2017년 국가암등록통계’ ‘2020년 국가암관리사업 주요 추진과제’ 등을 논의했다.
국가암등록통계는 암관리법에 의해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가 매년 의료기관의 진료기록을 바탕으로 암환자 자료를 수집·분석해 전전년도의 암발생률, 생존율, 유병률 등을 산출하는 자료로 국가 암관리정책 수립 및 국제비교의 근거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2017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새로 발생한 암환자는 23만2255명(남성 12만2292명, 여성 10만9963명)으로 2016년(23만1236명)에 비해 1019명(0.4%) 증가했다.
증가한 암종은 ▲폐암 ▲전립선암 ▲유방암 ▲췌장암 순이었고, 감소한 암종은 ▲위암 ▲간암 ▲대장암 ▲갑상선암 순이었다.
2017년 남녀 전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위암이었으며, 이어서 대장암, 폐암, 갑상선암, 유방암, 간암, 전립선암 순이었다.
2016년과 비교했을 때 암종별 발생자 수는 남녀를 통틀어 폐암이 3위, 췌장암이 8위로 각각 한 순위씩 상승했고, 남자, 여자 각각에서 상위 여섯 개 암의 순위에는 변동이 없었다. 남성의 경우 ‘위암 – 폐암 – 대장암 – 전립선암 – 간암 - 갑상선암’ 순으로 많았고, 여성은 ‘유방암 – 갑상선암 – 대장암 – 위암 – 폐암 - 간암’ 순으로 많았다.
참고로 2018년 사망원인통계(통계청)에 따르면 총 사망자 수는 29만8820명, 이 중 사망원인 1위는 암으로 총 사망자의 26.5%(7만 9153명)에 달했다. 암종별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 당 폐암 34.8명, 간암 20.7명, 대장암 17.1명, 위암 15.1명, 췌장암 11.8명 순이었다.
인구 10만 명 당 연령표준화발생률(이하 발생률)은 282.8명으로 전년 대비 6.6명(2.3%) 감소했다. 암발생률은 1999년 이후 2011년까지 연평균 3.7%씩 증가하다가, 2011년 이후 매년 약 2.6%씩 감소하고 있다. 다만, 유방암·전립선암·췌장암·신장암은 1999년 이후 발생률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반면 위암·대장암·갑상선암·폐암(남자)·간암·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은 최근 감소 추세를 보였다.
세계표준인구로 보정한 우리나라 암발생률은 인구 10만 명 당 264.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01.1명)보다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83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5.5%에 달했다. 반면 최근 5년간(‘13~’17) 진단받은 암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이하 생존율)은 70.4%로 약 10년 전(‘01~’05)에 진단받은 암환자의 생존율(54.1%)보다 1.3배(16.3%p 증가) 높은 수준이다. 5년 상대생존율은 암환자의 5년 생존율과 일반인의 5년 기대생존율의 비로, 일반인과 비교해 암환자가 5년간 생존할 확률을 의미한다.
약 10년 전(‘01-’05) 대비 생존율이 10%p 이상 상승한 암종은 ▲위암(76.5%, 18.5%p 증가) ▲간암(35.6%, 15.1%p 증가) ▲폐암(30.2%, 13.7%p 증가) ▲전립선암(94.1%, 13.1%p 증가)이었다.
암종별 생존율로는 ▲갑상선암(100.1%) ▲전립선암(94.1%) ▲유방암(93.2%)의 생존율이 높았으며, ▲간암(35.6%) ▲폐암(30.2%) ▲담낭 및 기타담도암(28.9%) ▲췌장암(12.2%)의 생존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 최근 OECD의 2019 Health at a Glance 등에 따르면 국가암검진사업 대상 암종인 6대암(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의 2010-2014년의 5년 순 생존율은 같은 기간의 미국, 영국, 일본 등에 비해서도 대체로 높은 수준이었다.
암 확진 후 현재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암유병자 수(전국 단위의 암등록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암발생자 중 2018년 1월 1일 생존이 확인된 사람)는 약 187만 명이며, 우리나라 국민 전체의 3.6%를 차지했다.
암종별로는 남녀 전체에서 갑상선암(40만5032명) 유병자 수가 전체의 21.7%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위암(28만9223명), 대장암(25만1063명), 유방암(21만7203명), 전립선암(8만6435명), 폐암(8만4242명) 순이었다. 남성의 경우 ‘위암 – 대장암 – 전립선암 – 갑상선암 - 폐암’ 순으로 많았고, 여성은 ‘갑상선암 – 유방암 – 대장암 – 위암 - 자궁경부암’ 순이었다.
암 진단 후 5년 초과 생존한 암환자는 전체 암유병자의 절반 이상(55.7%)인 103만 9659명으로 처음 100만 명을 넘어섰다.
보건복지부 김강립 차관은 이날 국가암관리위원회에서 “암 조기검진, 치료기술 발달 등으로 전체적인 암 생존율이 증가해 암 생존자의 관리 및 사회복귀 지원이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라며 “앞으로 제4차 암관리종합계획을 수립해 우리나라의 암 관리정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로 삼는 한편, 암데이터 사업을 통해 난치성 암 등에 대한 진단 및 치료기술 개발 등 근거기반 정책과 연구개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가암관리위원회에는 ‘2020년도 국가암관리사업 주요 추진과제’로 제4차 암관리종합계획 수립, 암관리법 개정 및 암데이터 사업 추진, 대장내시경 시범사업 지속 추진 등을 보고했다.
암관리종합계획은 암관리법에 따라 매 5년마다 수립해야 하는 법정 계획으로, 암의 예방부터 말기암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이르기까지 암 관리 전반을 포괄하는 국가 단위의 종합대책이다.
현재 제4차 종합계획(2021~2025년)을 수립하기 위해 각계의 암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제3차 종합계획(2016~2020년)의 성과평가를 기반으로 국내외 암관리 최신 동향을 반영해 중장기적으로 도입이 필요한 미래과제 발굴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제4차 종합계획은 내년 중 학계·전문가·시민사회 공청회 등 의견수렴 이후 하반기에 국가암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또 암관리법 개정안(’19. 12. 2.,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결)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정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암 관련 데이터를 활용한 암데이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공익적 목적의 정책수립 및 연구개발을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립암센터, 질병관리본부 등 다양한 기관에 분산되어 있는 암 관련 데이터를 특정 개인을 알아 볼 수 없도록 가명처리 후 수집·연계·활용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암환자 개인 특성에 맞는 최적화된 치료전략 수립, 맞춤형 임상시험 설계를 통한 진단․치료법 개발 등 연구개발 성과 제고, 국가 암관리정책의 효과성 평가 및 정책 개선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올해에 이어 만 50~74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대장암 검진 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1차 검사로 도입하는 방안에 대한 시범사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현행 대장암 검진방법(분변잠혈검사)의 불편함, 개인검진의 하나로 대장내시경 검사 증가 등 국민의 선호를 반영할 필요성에 따라 올해부터 효과를 검증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