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대책의 영향을 받아 부동산 대출 방법이 막막해진 가운데 대출 수요자들이 P2P금융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P2P금융의 위험성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23일 한국P2P금융협회의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등록된 총 44개 업체의 개인 주택 담보 대출 잔액은 4006억원으로 전월대비 270억원 증가했다. 5월 잔액은 3736억원으로 4월보다 오히려 45억원 줄었지만 불과 한 달만에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지난해부터 고강도로 실시된 부동산대책으로 은행에서 부동산 대출이 잘 나오지 않자 차선책으로 P2P업체를 통해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P2P금융사가 판매하고 있는 부동산대출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망에서 한 발 벗어나 있다. 정부는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잡고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강화하고 저축은행 및 캐피탈 등 2금융권으로 적용 범위를 넓혔다. 하지만 P2P금융이 포함된 대부업 대출에는 해당규제가 절반만 적용되고 있어 타 금융권보다 부동산대출이 비교적 수월하다.

문제는 P2P금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특성상 대출 차주의 부실이 발생할 경우 P2P금융사가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닌 P2P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은행에서 부동산대출 부실이 발생할 경우 은행 고객들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지 않지만, 다수의 투자자와 대출수요자간 직접적으로 연결이 되는 P2P대출에서 부실, 혹은 차주의 파산이 발생할 경우 손실이 고스란히 투자자들에게 돌아온다.
 
또한 P2P금융사들의 연체율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며 위험수위에 도달한 지 오래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P2P금융사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11%에서 6월말 16.6%까지 올라간 상태다. 100만원을 투자하면 16만6000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것과 같은 셈이다.

연체율 문제 뿐 아니라 법의 테두리 밖에서 사기, 영업중단 등의 금융사고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최근까지 정상적으로 운영하다가 돌연 영업정지 및 투자금액을 돌려주기 어렵다고 공지한 넥펀에 묶인 투자자들의 피해금액은 최대 251억원까지 예측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같이 위험 수위에 놓인 P2P 금융업계를 관리하고자 다음달 27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온투법)’ 시행 준비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시행령 감독규정으로 P2P 대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70%로 제한되면서 담보대출 추이도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P2P금융 사고로 인해 발생한 투자자 피해 보호에 대한 내용은 담겨있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P2P금융은 법제화를 앞두고 부적격한 업체와 정상적인 업체를 가르는 ‘옥석 구분’의 단계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현 상황에서 부동산 대출이 급하다고 신중히 결정하지 않고 아무 P2P업체의 대출을 이용할 경우 갑작스럽게 업체가 문을 닫는 등 투자자와 대출자 간 분쟁 여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가장 좋은 방법은 법제화 이후 추이에 맞춰 살아남는 P2P업체들을 통해 부동산담보대출을 신청하는 것”이라며 “불가피할 경우 P2P금융사들의 연체율, 안정성 등을 볼 수 있는 공시정보를 확인하고, 안전한 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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