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손해보험사들이 2분기에 호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호실적의 이면에는 손보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보험금 부지급’ 건수도 최대치를 기록했다. 보험사들이 소비자 보호와 권익을 외면하면서 눈앞의 이익만 추구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손해보험업계의 수익성 개선추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국내 4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들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7% 증가한 5813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자동차보험으로 인한 손해율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세 번에 걸친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차량통행 감소, 장기인보험 등 신계약 유치 경쟁이 완화되면서 수익성 개선추세가 강화된다는 것.
실제 지난해 1월과 6월 자동차보험료가 평균 3.1%, 1.25%씩 증가한데 이어 올해 1월에도 최대 3.5%의 추가 보험료 인상이 실시됐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 이용량이 크게 감소하고, 병원 방문을 기피하면서 주요 손보사들의 상반기 평균 손해율은 전년동기(86.3%) 대비 3.2%p 하락한 83.1%로 집계됐다.
보험료 인상, 손해율 하락 등과 함께 보험금 부지급 증가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보험금 지급이 줄어든 만큼 영업비용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까지 국내 15개 손보사가 가입고객 보험금 청구에 대해 지급을 거부한 부지급 건수는 전년동기 대비 24.5%(9729건) 증가한 4만9369건으로 집계됐다. 이번 통계는 손보협회가 반기 단위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치다.
보험금 부지급 증가와 맞물려 보험소비자들의 민원도 급증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손보사 민원은 전년동기 대비 12.1% 증가한 7862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최다 민원 유형은 보험금 산정·지급(43.0%)이다. 보험금 부지급으로 인한 고객들의 불만이 민원에 반영된 셈이다.
금융소비자연맹 배홍 보험국장은 손보사들이 당장의 실적에 눈이 먼 ‘근시안’적인 행태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배 국장은 “보험사들이 실적 악화를 피하기 위해 보험금 인상을 세 차례나 단행한 가운데 보험금 지출도 줄이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보험 산업은 고객과 회사간의 신뢰관계가 가장 중요한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부지급 건수를 늘리는 것은 고객과 회사간 신뢰를 스스로 깨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손보사들의 행태는 보험소비자들의 실망을 가져오고, 장기적으로 고객 이탈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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