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대 미제사건 중 하나인 ‘개구리 소년 변사사건’의 사인을 비교·분석한 현직 기자의 추적기가 책자로 발간돼 주목받고 있다.
국내 최대 수사 인력이 동원됐으나 결국 미제사건으로 남은 ‘개구리 소년 변사사건’이 발생한 지 31년 만이다.
국민일보 대구경북본부장으로 근무하는 김재산 기자는 30일 이 사건의 전말을 담은 ‘아이들은 왜 산에 갔을까?’를 제목으로 하는 책자를 발간했다.
’개구리 소년 변사사건 30년 추적기‘를 부제로 하는 책자는 아이들이 실종한날부터 유골이 발견되기까지 수사상황 등 모든 과정을 상세하게 담았다.
대구경찰청을 출입하던 그는 1991년 3월 26일, 사건 발생 당시부터 달서경찰서는 물론 아이들이 살던 마을과 학교, 와룡산 등 현장을 뛰어다니며 취재를 시작했다.
저자는 사건 발생 초기 경찰이 ‘집단 가출한 아이들은 앵벌이 조직의 일원으로 생활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서울에 대규모 형사들을 파견하자 실종 어린이 가족과 함께 동행취재에 나선 것이다.
특히 한 범죄심리학 박사가 다섯 아이 가운데 한 명인 김종식(당시 9세) 군 아버지 김철규 씨가 아이들을 살해한 뒤 사체를 집 주변에 묻었다고 주장해 경찰이 발굴 작업을 진행한 당시 상항도 직접 지켜봤다.
저자는 특히 아이들의 사인을 타살이라는 정황을 뒤엎고 ‘저체온사’라고 자신 있게 주장하는 퇴직 경찰관 김영규(사건 당시 대구경찰청 강력과장) 전 총경에 대해 주목했다.
이 책을 집필한 것도 김 전총경과의 만남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저자는 이후 최근 5년 동안 이 사건과 관련된 전·현직 경찰관, 법의학자, 유족 등과 만나 인터뷰하면서 아이들의 사인이 ‘타살’인지, ‘저체온사’인지를 비교·분석해 집대성했다.
명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서는 첨단기법을 동원한 경찰의 재수사가 꼭 필요하다는 저자의 강한 인식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정년퇴직을 앞둔 저자는 “대중들에게 ‘살해 암매장 사건’으로 각인된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누군가는 정리해 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용기를 냈다”면서 “경찰의 재수사로 사건의 진실이 오롯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개구리 소년 변사사건은 1991년 3월 26일 대구 성서초교 학생 다섯 명이 도롱뇽알과 탄피(탄두)를 줍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실종된 지 11년 6개월 만인 2002년 9월 26일 마을 인근 와룡산 중턱에서 유골로 발견된 사건이다.
논란 끝에 경북대 법의학팀이 사인을 타살로 발표했으나 범인 검거는 고사하고 범행 도구조차 특정하지 못해 부실수사라는 비판을 받았었다.
아이들을 찾기 위해 32만명의 경찰력이 동원됐으나 뚜렷하게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이다.
결국 2006년 3월 25일 자로 공소시효가 만료됨에 따라 이제 미제사건으로 남게 됐다.
책은 저자가 근무하고 있는 국민일보사가 출판했다.
안동=노재현 기자 njh2000v@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