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당원들은 주체가 아닌 객체였다. 또 ‘당심’과 의원들의 마음인 ‘의심’의 거리가 너무 멀었다. 당심과 의심을 줄여나가는 게 급선무이고 그것을 줄이는 데는 제가 적임자다”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에 출마한 정청래 최고위원 후보는 출마의 변으로 강한 민주당을 만들고 당원들이 강한 민주당의 주인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지난 8일 쿠키뉴스와 만나 인터뷰 내내 ‘당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고위원이 된다면, 당심과 의심을 줄이기 위해 권리당원의 권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전당대회의 룰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친명계(친이재명계)가 아닌 친당원계라는 말이 맞는 것”이라며 “몇몇 국회의원들만 계파의 끈을 못 놓고 있는 것이지, 이제 새로운 물결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당 대표 후보 또한 당원의 권리를 강화하는 제도를 만드는 것에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며 “이 후보는 오히려 저보다 더 급진적인 부분도 있다”고 했다.
정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불교계 폄훼 발언 논란으로 불교계와 마찰을 빚었지만, 이후 ‘문화재 보호법’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킨 후 관계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청래 의원과의 일문일답.
-최고위원 출마의 변이 무엇인가. 또 다른 후보와 비교하면 본인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우리 당이 정권을 재탈환 하려면 강한 민주당이 되어야 한다. 국회의원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당원들도 일심단결 해야한다. 그러려면 당원들이 당에 대해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 우리 민주당 이렇게 잘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당원에게 적극 홍보해야하는데, 그러려면 당원들에게 동력이 있어야 된다. 저는 그것을 주인의식이라고 봤다. 예를 들어 의원총회를 한다고 하자, 그리고 의총에서 의결된 것을 당론이라고 하는데 잘못된 말이다. 그건 의론이다. 의원들의 결론이라는 것이다. 당의 주인은 당원이다. 그러면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결정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당원들이 객체였다. 관리의 대상일 뿐이었다. 그래서 당원들이 주인의식을 느낄 수 없었다. 강한 민주당이 되어야 하고 당원들은 강한 민주당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그게 핵심 키워드다. 그런데 그동안 당원의 당심과 의원의 마음인 의심이 거리가 너무 멀었다. 예를들어, 국회의원들은 이재명 의원 때문에 선거에서 졌다고 한다. 그러나 당원들은 그렇게 생각 안한다. 의원들은 이재명 당대표 나오면 안된다고 한다. 당원들과 지지자들은 이재명이 당 대표가 되어야 강한 리더십으로 강한 민주당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이렇듯 당심과 의심의 거리가 너무 멀다. 저는 국회의원이지만 당원들과 지지자들과 가장 가까이 있다. 또 의원들의 실태도 안다. 당원들의 당심도 알고 의심도 아니 이걸 좁히는데 제가 적임자다.
-현재까지 누적 득표율 1위다. 이에 대한 소감과 앞으로 가장 큰 표가 남은 호남, 수도권 등에서의 전략은 무엇인가
▶득표율 발표 순간에 보좌진들이 제 표정을 찍어놓은 게 있다. 아무 표정이 없었다. 그저 덤덤했다. 전략은 따로 없다. 세운다고 되는 게 아니다. 지역구 선거 같은 경우 유권자는 자신의 의지, 노력, 열정 이런 걸로 극복가능 하지만 전국선거는 나의 노력, 의지도 물론 기본이지만 그것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그것은 그야말로 천심을 얻는 것이고 민심을 얻는 것이다. 나의 선택 영역이 아니라 민심 선택의 영역이다.
-왜 당원들이 정 후보님을 선택해주시는 것 같나. 그리고 현재 최고위 등수들은 어떤 의미로 볼 수 있는가
▶유세할 때 당원들에게 가장 박수를 많이 받는 문장들을 얘기해보겠다. ‘조중동 눈치 보지 않고 당원 눈치를 살피겠다’에서 제일 많은 박수가 나온다. ‘국민의힘과 타협하지 않고 국민의힘과 싸우겠다’, ‘몇 명의 국회의원들은 이재명 때문에 선거에서 졌다고 하는데, 이재명이니 그만큼 표를 얻었다는 여러분과 똑같이 생각한다’고 말할 때 박수를 제일 많이 받는다. 저는 최초로 공개적으로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에 나와야 한다고 출마를 촉구한 사람이다. 당원들은 거기에 심리적 일체감, 연대감을 많이 느낀다. 현재 이재명 후보가 75% 정도의 득표율을 받는 것도 선거 전부터 제가 예상했던 부분이다. 제가 당원들을 만나보니 그런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 이재명을 지켜줘라는 당원들, 지지자들의 마음을 파악했다. 물고기는 물에 살아야 된다. 정치인은 대중 바다에 있어야 한다. 이재명을 공격하는 사람들이 선거전략이 있다면 필패전략이다. 지지율이 제일 높고 당원이 원하는 사람을 왜 공격하는가. 선거전략상 바보전략이고 실패전략이다. 그리고 당원들도 이재명을 공격하고 내부총질하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우린 동지적 언어를 써야 한다. 조중동 언어로 동지를 왜 공격하느냐. 이런 말을 할 때 당원들의 지지가 제일 컸다. 최고위 등수도 곧 당심이자 민심이다. 권리당원들에게 누구 찍으라고 말할 수도 없고 그냥 민심인 것이다. 여론조사와 비슷한 것이다. 이걸 누가 틀어막을 수 있겠나.
-일각에서 최고위원 후보자들을 ‘친명 대 반명’ 계파 구도로 보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
▶친이재명계가 아니라 친당원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다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옮겨왔다. 새로운 물결이 형성된 것이다. 몇몇 국회의원들만 아직 계파의 끈을 붙잡고 몸부림 치고 있는 것이다. 당원과 지지자들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지했고 지난 대선 때는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던 거 아니겠나. 대선 때는 친명이고 반명이 어딨었나. 전부 언론이 만들어낸 허황된 프레임이다.
-수석 최고위원이 된다면 역할이 중요할텐데, 어떻게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잡을 것인지
▶우선 당심과 의심(의원들의 마음)을 줄이는 게 가장 급선무다. 전당대회 룰을 뜯어고쳐야 한다. 총선이 2년 뒤에 일이니, 지금은 유불 리가 없다. 지금 전대 룰은 당원들이 배제된다. 권리당원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룰로 바꿀 것이다. 그리고 조중동 신문 스크랩 회의를 없애려고 한다. 또 당의 중요한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 전당원 투표 상설제를 하도록 해야한다. 당원 주권위원회를 만들어서 당원의 생각을 항상 지도부에 수시로 소통될 수 있도록, 관철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은 SNS 시대이니 각 지역위원회 별로 SNS 위원회를 만들려고 한다. 가장 중요한건 당원 소통 교육 강화다. 지역에 내려가서 들어보면 국회의원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당이 무슨 생각인지 잘 모르겠다는 당원들이 많다. 그래서 접촉면을 늘리고 당원 교육을 많이 할 생각이다. 이건 이재명 후보부터 당대표가 되면 나서야 된다고 본다. 이재명 후보도 같은 생각인 게, 정체성 모를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 아닌 당내에서 인재를 발굴하자고 한다. 그러기 위해 청년정치학교를 만들고 거기서 발굴하고 육성해서 길러내자는 것이다. 그래서 청년정치학교를 강화할 생각이다. 만일 당의 제도로 만들어야는 데 여의치 않다면 제 개인적인 이름을 내걸고 청년정치학교를 만들려고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재명 의원과 관련해서 깊이 논의해봤는데 대체적으로 제 생각과 거의 일치한다. 오히려 저보다 급진적인 부분도 있다. 특히 전국대의원 같은 경우에도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취약 지역 보존 차원에서 있는거지만 폐지 논의도 해야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이재명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공천 학살을 당할 것이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
▶당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것은 사당화와 관련이 없다. 그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이낙연 전 대표의 당 대표 시절 모두 사당화 되었나.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사당화 하려다가 안되니까 공격하는거라고 생각 한다. 공천제도는 이미 정착화 되어있고 그 누구도 흔들 수 없다.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 우려에 대해서는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때부터 국정원 검찰 등이 다 털었지 않나. 그런데 기소된 게 하나도 없다. 하나 기소된 게 있다면 선거법 위반인데 허위사실 유포. 그건 유죄가 되었다. 10년 전부터 계속 털었지만 나온게 없다. 털렸으면 벌써 털렸을 것이다. 그런데 없지 않나. 결국 지금 사법리스크 논란도 정치적으로 공격하고 탄압하는 거다. 그럼 같은 당 의원들이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후보가 정치적 탄압을 받고 있을 때 맞서 싸울 생각을 해야하는데, 적의 흉기를 가져다가 자기 무기를 삼는 사람이 어딨느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
▶추락하는 새에게 날개가 없고, 추락하는 지지율엔 브레이크가 없다. 국민들은 사실상 대통령 부재 상태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으로서 하는게 없다. 대통령의 자격 조건은 5가지가 있다. 시대정신에 부흥하는가, 본인만의 신화가 있는가, 본인만의 팬덤이 있는가, 정치적 업적이 있는가, 누구와 집권을 하느냐. 그런데 윤 대통령은 본인만의 신화가 사람을 가둔 것 밖에 없고 정책적 비전도 없다. 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은 정권을 바꿔보자 였다. 개인의 매력 포인트가 없으니 팬덤도 없다. 견고한 지지층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을 찍은 사람은 손가락을 보고 있다는 거 아닌가. 이걸 짤라야 되나, 말아야 되나. 윤 대통령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감 능력이 없다는 것과 본인 태도의 호감도가 낮다는 거다. 옷은 왜 이상하게 입고 걸음은 왜그러며 말은 왜 그렇게 비민주적으로 하냐. 지금 거들먹 거리는 거지 않나. 대통령 놀이하고 흉내를 내니 국민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고물가 고유가 시대에 코로나19가 재창궐하고 국민들이 못 살겠다고 하는데 혼자만 잘 산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냐. 그러니 미운거다. 그리고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분열되어 아사리판이 되었고 과거로 퇴행 중이다. 이러니 좋아할 리가 있나. 지금 20%대 지지율은 많이 나온 것이고 한 자리 수까지 내려갈 거라고 본다.
-정 후보의 경우 최고위원이 되면 과학방송통신위원장 상임위 겸임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같은 경우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럼 권성동 원내대표는 되고 나는 안된다는 거냐. 적임자냐 아니냐, 기준을 두고 판단해야 하는 문제다. 당의 지도부가 되면 상임위원장 겸직할 수 없다는게 문제가 되면 법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국회 사무총장 김민기 의원도 국토위원장을 하고 있고. 차라리 겸임 문제에 대해선 이번에 확실하게 정리했으면 좋겠다.
-지난해 정 후보의 불교 폄훼 발언으로 불교계와 마찰을 빚은 것에 대해선, 이후에 어떻게 되었나
▶지난 대선 때 불교계와 불편한 관계였었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 반전이 되었다. 문화재 보호법 관련 법안을 제가 발의하고 통과된 이후에는 불교계와 완전히 화해를 했다. 당시 저를 많이 비판했던 스님들과도 자주 소통을 하고 있다. 지금은 스님들이 저를 많이 좋아해주고 지지해주시고 있다. 백양사 주지스님은 저에게 역행보살이라고 한다. 거꾸로 행동했는데 불교계에 도움이 되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