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3시30분 포항 북구 용흥동의 포항의료원 장례식장. 전날인 6일 발생한 포항 남구 해병로 아파트 지하 주차장 침수로 숨진 주민들을 위한 빈소가 마련됐다.
빈소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포항시 등에서 보낸 조기가 걸렸다. 전국 각지에서 보낸 조화도 줄지어 있었다.
빈소에는 적막감만 돌았다. 교복을 입은 어린 학생들이 A군(14)의 빈소를 찾았다. 조문객들은 모두 눈물을 훔쳤다.
A군은 이른 새벽 어머니를 돕기 위해 주차장으로 동행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A군의 어머니는 전날 밤인 9시40분쯤 극적으로 구조됐다. A군의 어머니는 들것에 실려 가면서 소방당국에 “아들도 함께 왔다”며 구조를 거듭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대를 갓 제대한 것으로 알려진 B씨(22)의 빈소도 눈물바다였다. 한 젊은 남성은 B씨의 영정 앞에서 무릎을 꿇고 흐느꼈다.
6일 오전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상륙하며 포항에 시간당 100㎜ 이상 폭우가 쏟아졌다. 하천이 범람하면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물이 쏟아졌다. 이후 완전히 침수됐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던 일부 주민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같은 날 오후 주민 2명을 구조했다. 생환한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7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포항=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