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배터리 업체들이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3분기 최대 실적을 올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89.9%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52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 직전 분기 대비 166.8% 늘었다. 영업이익은 라이선스 대가 합의금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지난해 2·4분기를 제외하면 가장 높다. 분기 매출도 지금까지 발표된 국내 배터리 3사 중 역대 최대다.
이 같은 호실적은 북미 등 고객사의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 원재료 원가 상승분의 판가 인상 반영 등의 영향 때문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는 "북미 및 유럽 고객향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이 증가했고 북미 전력망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제품 공급 본격화, 정보기술(IT) 신모델 수요 대응 등으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면서 "달러 강세의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지속된 점도 호재"라고 말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연 매출 목표를 22조원에서 25조원으로 상향조정하며 이 같은 상승세를 이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은 56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5%, 직전분기 대비 31.9% 올랐다. 매출은 5조36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1%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로, 매출 5조원, 영업이익 5000억원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업부별로 보면 에너지 부문의 매출이 4조83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4%, 전분기 대비 18.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8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0.2%, 전분기 대비 98.0%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10.0%를 기록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 특히 중대형 전지가 큰 폭으로 실적을 개선했다.
자동차 전지는 프리미엄급 전기차의 견조한 수요 속에 P5(Gen.5) 등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하면서 매출이 늘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는 원자재가 상승분을 판가에 반영했고 유럽에서 판매를 확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소형 전지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성장했다. 전기차용과 초고출력 전동공구용 원형 전지의 매출이 늘면서 실적 향상을 이끌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원소재가 상승, 시장 수요 둔화 우려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은 삼성SDI 임직원들이 다 함께 노력해준 결과"라며 "3대 경영 방침인 '초격차 기술 경쟁력', '최고의 품질',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 실행에 속도를 냄과 동시에 친환경경영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달 3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온도 3분기 영업손실을 크게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증권사 7곳의 SK온 3·4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1922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직전 분기(3266억원) 대비 1344억원 줄어든 수치다.
한편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 규모가 올해 974만대에서 2025년 2172만대로 약 2.2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배터리 팩의 시장 규모도 올해 750억달러에서 2025년 1590억달러로 약 2.1배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더불어 전기차 판매량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9월 국내에서 팔린 국산 전기차는 1만3993대로 월간 기준으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국산 전기차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10월 1만474대로 처음 1만대를 넘어선 이후 올해엔 2월(1만2442대)과 4월(1만973대), 5월(1만1538대) 등 지금까지 다섯 차례 월 1만대를 돌파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