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의 엄청난 활약을 펼치자 모두가 그저 넋을 놓고 바라봤다.
서울 SK는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선승제) 안양 KGC와 7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97대 100으로 패배했다. 시리즈 3승 4패로 KGC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2년 연속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SK의 행보는 놀라웠다. 지난 시즌 핵심 멤버였던 안영준이 군 입대를, MVP였던 최준용마저 지난 2월 발바닥 부상으로 빠졌다.
지난 시즌과 핵심 포워드가 둘이나 빠진 상태였지만 SK는 5라운드 중반부터 팀을 완벽히 재정비에 성공했다. 정규리그 막바지 9연승을 달린 SK는 6강 플레이오프, 4강 플레이오프에서 각각 3연승을 더하면서 15연승을 질주했다.
특히 김선형의 활약은 단연 독보적이었다. 정규리그에서 MVP를 차지한 김선형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주 KCC를 상대로 평균 16.0점 4.7어시스트를,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창원 LG를 상대로 14.3점 5.7리바운드 10.3어시스트를 올렸다. LG가 김선형의 돌파를 적극적으로 막자 김선형은 직접 마무리보다는 팀원들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그의 활약은 엄청났다. 1차전에서는 주무기인 플로터를 활용해 22점 12어시스트를 올렸다. 위기감을 느낀 KGC는 김선형의 전담 수비수로 최우수 수비상을 수상한 포워드 문성곤을 붙이기도 했다.
시리즈 내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면서 KGC의 오세근과 챔피언결정전 MVP 경쟁을 펼친 김선형은 7차전에서 믿기 힘든 활약을 펼쳤다.
전반전까지 11점 2어시스트를 기록했던 김선형은 3쿼터에만 무려 19점을 폭격했다. 3쿼터 한 때 KGC가 8점차 리드를 안고 있었는데, 김선형은 홀로 추격을 이끌었다. 3점슛, 돌파 득점까지 시도하는 모든 공격이 성공했다. KGC가 밀착 수비를 해도 김선형은 개의치 않고 슛을 시도했고, 족족 림을 갈랐다.
승부가 7차전까지 이어지면서 김선형의 체력은 바닥이 났지만, 고도의 집중력으로 한계를 넘어선 듯 했다. 만화에서나 볼법한 활약이었다.
경기장에 있던 모든 이들마저 김선형의 활약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김선형의 활약에 SK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KGC 팬들마저도 넋을 놓고 바라봤다. 일부 팬들은 ‘전성기 시절 허재가 보인다’고 극찬했다.
비록 마지막 한 끗이 모자랐지만, 모두에게는 최고로 기억될 김선형의 활약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KGC는 김선형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김상식 KGC 감독은 “어마어마했다. 7차전에선 3점슛은 물론 돌파, 어시스트 모두 대단했다. 상대 선수이지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정말 훌륭한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오세근은 “정말 대단한 선수다. 어렸을 때부터 봤지만 여전히 잘하고 몸 관리도 대단하다. 지금은 다른 팀에 있지만 존중한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엄청난 플레이를 펼쳤다. (김)선형이는 다음 시즌 역시 대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