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정부가 외항 상선 선원의 유급휴가를 국제 표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15년 만에 노사정 공동선언을 추진하고, 관련법을 제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선원 일자리 혁신을 위한 민당정협의회’를 마친 직후 결과 브리핑을 통해 “오랜 기간 가족과 사회와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외항 선원들의 승선 기간과 유급휴가 일수 등을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으로 높여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일본, 유럽 등 주요국가는 3~4개월 승선 후 2개월 이상 유급휴가, 3급 선원은 3개월 승선 후 3개월 휴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 외항 상선의 경우 2008년 노사정 공동선언 이후 현재까지 6개월 승선 후 약 2개월 휴가에 머무르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노사와 해수부간 협의 채널을 통해 승선 기간과 유급 휴가 개선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고, 이에 따라 15년 만에 노사정 공동선언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정은 ‘선원의 근로기준에 관한 법률’을 별도로 제정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선박이라는 고립된 근로 환경을 고려한 조치다. 선내에서 영상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육상과 비슷한 수준의 인터넷 이용 환경 개선을 지원하기로 했다.

인력난 해소를 위한 선원 양성에도 힘쓸 예정이다. 해양계열 대학교는 물론 해사대 교육과정 외 해기사 교육 프로그램(오션 폴리텍)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인력 양성을 확대한다.

박 의장은 “작년 전체 선원의 44%가 60세 이상이었을 정도로 업계 고령화와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3∼5년이 선원 노동시장 위기 극복을 위한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약 3만2000명의 선원들이 바다 헤치며 묵묵히 일하고 있고, 5000명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 중”이라며 “푸른 바다의 꿈을 안은 청년들에게 자긍심과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모두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해양수산업 성패를 가르는 요소가 과거엔 선박 등 물적 자본이었다면 이젠 인적 자본, 즉 우수 선원 확보에 달려있다”며 “노사정 한마음 한뜻으로 지혜를 모으고 있다. 우리 청년에게 희망과 경제를 책임 진다는 자부심을 되찾아줄 수 있도록 국회가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