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수해 골프’로 논란을 빚은 홍준표 대구시장의 징계 수위를 논의해 결론을 낼 전망이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징계심의를 진행한다. 홍 시장의 참석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홍 시장은 지난 24일부터 경북 예천 수해 현장을 찾아 공무원들과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홍 시장은 자원봉사 장소나 시간 등을 언론에 알리지 않고, 봉사 현장에서도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사과의 진정성’을 징계 양정에 포함하겠다는 윤리위의 방침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홍 시장은 폭우로 인해 전국적으로 피해가 속출한 지난 15일 오전 대구 소재 한 골프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판 여론이 들끓자 홍 시장은 지난 17일 “부적절하지 않았다. 트집 잡지 말라”고 반박했다. 18일 당 지도부의 진상조사 착수에는 “국민 정서법에 기대 정치하는 건 좀 그렇다”고 맞받았다.
하지만 징계가 거론되자 19일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께 심려를 끼쳐 사과한다”며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고개 숙였다. 윤리위 회의를 앞두고는 17일자 SNS 게시물 두 건도 자진 삭제했다. 윤리위는 20일 홍 시장 징계 논의를 직권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윤리위는 홍 시장의 행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징계 수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이 당 차원 조사 착수 이후인 19일 대구 동인청사에서 공식 사과한 것이나 최근 수해 봉사 활동에 나서고 있는 점 등은 홍 시장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홍 시장이 윤리위 징계 개시 결정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과하지욕’(袴下之辱, 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이란 사자성어를 올렸다 삭제한 것을 놓고 불만이 감지된다. ‘당원권 정지’부터 최고 수준 징계인 ‘제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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