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질란테’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결말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디즈니+ 드라마 ‘비질란테’를 연출한 최정열 감독의 말이다. 최 감독은 4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쿠키뉴스와 만나 “작품을 어떻게 매듭지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비질란테’는 경찰대 재학생 김지용(남주혁)이 자경단이 돼 거악과 맞서는 이야기. 어린 시절 깡패들 손에 어머니를 잃은 지용은 경찰대 진학 후 남몰래 강력범들을 처단한다. 언론은 그를 ‘비질란테’(자경단)라고 추켜세운다. 조헌(유지태) 등 경찰은 그를 범법자로 보고 포위망을 좁힌다.
지난달 29일 공개된 최종화에서 김지용은 수사기관을 피해 경찰대를 졸업한다. 세간엔 지용을 도우려다 숨진 경찰대 동기 민선욱(이승우)이 비질란테로 알려진다. 대학 생활을 마치고 경찰로 임관하는 날, 지용은 홀로 선서를 거부한다. 대통령에게 경례도 하지 않는다.
최 감독은 “이를 두고 시스템에 대한 반항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나는 지용이 자경단 활동을 이어갈까 고민한 결과이기도 하다고 봤다”고 짚었다. “지용의 감정 흐름에 따르면 경례를 하지 않고 끝내는 것이 더 많이 생각할 여지를 줄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작품은 “올해 디즈니+가 내놓은 최고의 오리지널 시리즈 중 하나”(영국 NME)라며 호평받고 있다. ‘비질란테’ 촬영 후 입대한 남주혁은 부대에서 비질란테로 불린다는 후문이다. 일각선 ‘최종 빌런’이 체포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시즌2 제작을 예측한다. 조헌을 연기한 배우 유지태도 디즈니+를 통해 “이제부터 내가 시즌2를 준비해도 괜찮겠느냐”고 물었을 정도다.
최 감독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다음 시즌이 제작된다면 지용의 고민과 갈등을 보여주도록 이야기를 길게 설계했다. (시즌2에선) 시즌1에서 벌어진 일을 마무리하고 지용의 딜레마를 더 보여주고 싶다”고 소망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