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한 매체가 배우 고 이선균의 자살 사건을 조명하면서 공인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한국 사회 현실을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14일(현지시간) 영화 '기생충' 이선균의 마약 투약 혐의와 마약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음에도 경찰 조사 때마다 언론의 집중적인 취재 대상이 된 점 등을 소개했다.

이 매체는 이선균이 사망하기 직전 경찰 조사가 19시간 동안 진행된 점도 꼬집으며, 한국 영화계가 경찰과 언론의 압박을 규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의 죽음을 계기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등 영화계 주요 인사들이 고인의 이름으로 예술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며 "이 죽음은 많은 이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베라시옹은 K-팝 스타 문빈과 가수 해수, 박원순 서울시장,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거론하며, 한국 사회에서 이런 일이 오랫동안 누적돼 왔다고 지적했다.

성균관대에서 프랑스 영화사 등을 가르치는 앙투안 코폴라 교수는 리베라시옹에 "프랑스인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공인은 오래전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책무를 갖고 있다"며 "공적인 것은 모두 사회 도그마에 부합해야 한다는, 일종의 청교도주의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리베라시옹은 마약 복용 혐의와 유흥주점 출입으로 조사받은 이선균이 겪은 불명예가 어느 정도였을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리베라시옹은 이선균을 비롯해 많은 영화인의 경력이 도덕성의 제단에서 산산조각이 났다고도 말하며, 그 예로 배우 김민희를 들었다.

리베라시옹은 김민희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가 유부남인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이 터지면서 수백만 달러의 손해를 입었고 이후론 홍 감독 영화에서만 연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순영 기자 binia9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