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비자들은 고기에 대해 보통 깐깐한 게 아니다. 맛, 가격, 품질, 서비스 등을 따져보고 선택하기 때문에 마음을 사로잡는 일이 쉽지 않다.
특히 한우암소는 소비자들이 즐겨 먹는 고기 중에서 뛰어난 맛과 향, 우수한 식감을 단연 으뜸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한우는 육질의 등급과 근량, 월령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가격도 중요하지만 품질을 믿고 먹을 수 있는 곳이 중요하다. 같은 한우라고 해도 똑같은 한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대전도 한우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식당이 늘어나고 있다.
대전한우정육식당(대전 괴정동)은 1++(투 플러스) 한우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살치, 안창, 등심, 안심, 생갈비, 갈빗살 등 고품질의 한우를 판매하는 집이다.
이 집의 한우를 먹기 위해서는 먼저 정육진열대에서 원하는 부위의 고기를 구입해야 한다. 진열대에는 100g 단위의 손질된 다양한 부위의 한우가 가격대별로 진열되어 취향에 따라 구입하기 쉽게 만들어 놓았다.
가격이 한우등급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지만 손님들은 평소 보았던 고기 부위와 때깔이 다르다고 한다. 주인장은 “1+이나 1등급 정도의 고기에 비해 고기등급이 다르기 때문에 색깔부터 다르다”고 설명한다. 한우의 등급은 고기의 근내 지방도(마블링)등에 따라 1++, 1+, 1, 2, 3 등급으로 나눠져 있다.
보통 정육식당에서는 상차림비를 1인 4~6천 원을 받지만 이집은 상차림비가 없다.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 한우 오마카세는 살치, 꽃등심, 안심, 갈빗살, 치마살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에서 그날 상태가 가장 좋은 3~4가지 부위가 오마카세 한우모둠으로 제공된다. 진열대에 화려하게 꽃을 피운 한우모둠은 마블링비주얼만 봐도 맛이 느껴진다고 한다.
등심 중의 등심이라는 꽃등심은 새우살이 많이 붙어 있어서 등심인데도 부드러운 식감으로 먹기에 좋은 부위이다. 새우살은 알등심 살을 감싸는 나선형 모양의 고기로 등이 굽은 새우와 모양이 비슷해서 새우살이라 불린다. 갈빗살도 식감이 좋고 고소한 풍미로 인기가 많다. 또 업진살, 앞치마살(오징어살)로 구성된 한우특수모둠은 가성비가 좋아 회식에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이런 투뿔 등급고기는 은은한 불기운에 살짝 몸을 덥힌 육즙이 마르지 않은 고기 한 점을 입에 넣는 순간 혀끝에 감기는 부드러움에 감탄사가 절로 난다. 부드러운 육질이 살살 녹으며 고소한 맛이 깔끔하다. 그래서 한 번 고기 맛을 본 손님들은 다시 찾기를 주저하지 않는다고 한다.
적당히 씹히는 식감, 씹을수록 진하게 나오는 육즙, 혀끝에서 녹아내려 넘어가는 맛이 그야말로 고기를 먹을 줄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환상의 맛이다. 여기에 소주 한잔 곁들이면 온갖 시름이 사라진다.
그래서 한우를 맛있게 먹으려면 육즙을 살려야 한다. 고기를 자주 뒤집는 건 금물이다. 불판에 올려놓은 뒤 고기에 육즙이 배어 나오면 그때 한 번 뒤집었다가 재빨리 자른 뒤 살짝 익었을 때 먹는 게 제 맛이다.
더욱이 한우는 고기를 굽는 방법에 따라 맛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잘 굽는 것도 좋은 고기를 먹는 것만큼 중요하다. 육즙은 증발하지 않도록 불판 위에 오래 방치하지 않아야 한다.
최현석 대표는 대전에서 한때 유명했던 바위섬횟집, 산호초횟집 등을 창업해 대박을 쳤던 30년 요리경력의 레전드 조리사다. 잠시 대전을 떠나 천안과 아산에서도 외식업으로 성공했으나 오랜 시간 횟집을 운영하다보니 단골손님과 술 한 잔씩 나누다 보니 몸이 약해져 더 이상 횟집운영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왔다고 한다.
그래서 평소 관심 있던 한우로 품목을 바꿔 지난 3월 가격거품을 제거하고 정직한 한우 맛을 지키는 투 플러스 한우전문점 문을 열었다고 한다. 한우는 횟집을 하면서도 '한우암소'를 스키다시(곁들이찬)로 낼 정도로 한우에 조예가 깊었다고 한다.
가장 사교적인 감각이 미각이란 말이 있다. 그래서 타인과 친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음식을 함께 하는 것이라고 한다. 오늘은 정직한 가격 투 플러스 한우로 미각을 나눠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