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당시 서해안으로 진격한 북한군을 차단하기 위해 영광 삼학리 전투에 참여해 적군과 교전 끝에 전사한 고(故)김명손 경사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지 74년만에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경찰청은 27일 오후 3시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최근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전사 경찰관에 대한 유해 안장식을 거행했다.
고(故)김명손 경사는 국방부(유해발굴단)에서 발굴한 전사자 유해와 유가족 DNA 시료 비교‧분석 결과를 통해 최근 신원이 확인됐다.
6.25 전쟁 개전 초기, 충청과 호남지역에는 북한군의 진격에 맞설 우리 국군의 숫자가 현저히 부족했다. 하지만 그곳에는 목숨을 바쳐가며 끝까지 항전해 우리 영토를 수호하고자 했던 ‘호국경찰’이 있었다.
경찰은 6.25 전쟁 당시 서쪽 전선을 따라 충남, 호남지역을 휩쓸며 남하해 오던 북한 최정예 부대 6사단의 진군 경로에서는 남하 저지 작전을 전개한 바 있다.
불과 220명밖에 되지 않는 경찰관 1개 중대가 다섯 배가 넘는 규모의 북한 6사단 남하를 18시간 동안 저지했던 ‘강경전투’를 시작으로 완주‧광주‧영광에 이르기까지 충남‧호남 일대에서 수많은 군경 합동부대와 북한군의 전투가 치러졌다.
경찰관 부대가 분투하며 서부전선의 북한군 진격을 지연시키면서 전체 북한군의 남하 속도가 늦춰졌고, 덕분에 우리 군 최후의 보루였던 낙동강 서부 방어선(마산-의령 축선)을 구축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고인이 참가한 ‘영광삼학리전투’는 전남경찰국 소속 200명의 경찰관이 참여, 50여 명의 인명 손실을 입는 와중에도 밤새도록 진지를 사수하며 북한군 6사단 1000여 명의 남하를 지연시킨 중요한 의미를 지닌 전투였다.
이날 안장식은 경찰청 주관으로 유가족과 윤희근 경찰청장, 전남경찰청장, 국립대전현충원장,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 유가족 단체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진행됐다.
전사자의 유해는 유가족 의사에 따라 국립대전현충원 충혼당에 안장됐고, 광주에 거주하는 유가족이 자택을 출발해 귀가할 때까지 경찰관이 동행하는 등 최고의 예를 갖춰 안장식을 거행했다.
유가족들은 “그간 유해를 찾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마치 ‘기적’이 일어난 것 같아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국가에 충성을 다한 아버지가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국가가 지속해서 전사 경찰관들에 대한 현양 사업에 신경을 써 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