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이 중반을 지난 가운데, 김민석 후보가 선두를 달리던 정봉주 후보를 바싹 추격하며 역전을 노리고 있다. 남은 경선 지역 중 당원 수가 많은 호남 지역 성적표에 따라 최고위원 순위가 사실상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는 지난 27~28일 진행된 부산울산경남 및 충남충북 경선에서 정 후보를 누르고 1위를 했다. 이에 누적 득표율 17.16%로 2위를 차지했다. 정 후보는 누적득표율 19.03%로 두 후보의 격차는 2% 포인트 이내로 좁혀졌다.
앞선 지역들에서 3~4위를 머물며 후발주자였던 김 후보가 약진하게 된 배경은 명심(이재명의 의중)이 김 후보인 게 확실해지면서 쏠림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친명계는 ‘막말 리스크’가 있는 정 후보가 수석 최고위원이 될 가능성을 경계해 김 후보를 돕고 있는데 당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29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정확환 현실을 알게 되면 표심이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반응이 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호남지역에서 1위가 결정이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 역시 첫 지역 순회를 마친 지난 20일 자신의 차 안에서 진행된 유튜브 생방송에서 김 후보를 가장 먼저 불러 김 후보의 득표율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는 등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가 사실상 러닝메이트로 김 후보를 지목했다는 해석이 당원들 사이에서 나온 이후 경선에서 김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했다.
또한 이 후보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민생’ ‘경제’ ‘미래’ 등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면서 정책 비전을 강조한 것도 당원들의 표심이 바뀌고 있다는 해석도 잇따른다. 이 후보는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자신이 이번에 당대표 연임하는 데 가장 큰 명분으로 앞세웠고 김 후보 역시 이 후보와 정책 파트너를 자처하고 있다. 그는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이재명 대표와의 깊은 소통과 정책적 교감 위에 집권 준비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 경선은 내달 3~4일 실시된다.
당내에선 남은 경선 지역 중 당원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호남지역에서 수석 최고위원 자리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본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지역은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 중 33.3%에 이른다. 이후 서울 수도권 지역 역시 전체 권리당원 중 39.7%를 차지하며 최대 표밭 중 하나다. 민주당 한 재선의원은 “호남지역은 무조건 조직세로 뭉친다. 당원들이 얼마나 명심에 따를 건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지금 최고위원 경선 흐름이 바뀌었다. 두 후보가 호남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 수도권에서 엎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