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동해시의회와 동해시에 따르면 최이순 동해시의원은 10일 '송정동 해군 해상작전헬기장'과 관련해 시정질문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집행부에서는 행정과장, 행정복지국장, 시장이 출석요구를 받아 출석했다.
이 과정에서 심재희 행정복지 국장은 최 의원의 질문들에 대해 강경 발언들을 쏟아냈다. 심 국장은 "(시정질문은)집행부 공무원의 IQ테스트 하는 자리가 아니고 시의원들의 정치적 발언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시정질문을 통해 권한을 남용하고 언론을 동원해 시민들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 시의원이 할 짓이냐"라고도 했다.
최 의원이 "헬기장 반경 2km는 군사보호 구역으로 설정될 수 있다"며 질의를 하고 있는 중에도 심 국장은 "허위사실이다. 책임질 수 있느냐"면서 "반경 2km가 군사보호구역 설정이 된다면 내가 옷을 벗겠다. 의원님도 직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이창수 의원의 보충질의에도 집행부와 갈등은 이어졌다. 이 의원이 심규언 동해시장에게 답변을 요구하자 시장은 답변을 거부한 채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이러한 충돌의 본질은 '작전헬기장 건설'이 아니라고 시와 의회 내·외부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한 동해시 정가 관계자 A씨는 "집행부가 시의회를 무시하는 행동을 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라면서 "지난해 10월에도 한 의원의 10분 자유발언 전 심규언 시장은 '개인의 사적인 주장, 인기영합적 주장을 여과없이 담아 시 행정을 매도하고 유언비어적 성격의 발언을 하는 것은 시민들이 오해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집행부와 본회의장을 떠난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10분 자유발언이 문제가 있다고 집행부가 판단했다면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있다. 시정 운영에 대해 지적하고 제언할 수 있는 시의원의 10분 자유발언에 대해 사전에 문제를 삼고 퇴장하는 것은 시의원 개인이 아닌 시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일 역시 표면적으로는 '헬기장 건립' 문제로 충돌한 것 처럼 보이지만 시장 등 집행부가 시의회를 무시해 발생한 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아직 사회가 나아갈 길이 멀다고 느꼈다"고 토로했다.
동해시 관계자는 "이번 일이 꼭 헬기장 건립 문제를 두고 발생한 일은 아닐 것"이라면서 "이번 경우를 예를들면 시정질문을 사전에 집행부에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공무원의 업무 특성상 법과 원칙을 통해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사전에 질문을 공유해야 관련 법을 검토해 원칙에 맞는 답변을 해야한다"면서 "(시의원이)사전에 질문을 주지 않고 담당 공무원 등 집행부를 불러 세세한 법 조항을 얘기하며 질문하는 것에 대해선 정확한 답변을 할 수 없다. 생중계가 되는 임시회 특성상 시민들에게 담당 공무원들은 무능하고 업무를 잘못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이번 경우 집행부는 소위 '망신주기'로 받아들인 것 같다. 다만 심 국장의 여러 발언들 와중에 조금 과격한 발언도 있던 것은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동해시의회가 시정질문을 준비하며 동해시에 전달한 시정질문 접수현황을 살펴보면 '송정 작전헬기장 진행과정 관련질의, 국방부와 동해시 헬기장 관련 사항 진행 과정'으로 구체적 질문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동해시 정가 관계자 B씨는 "이번 충돌은 시정질문을 준비한 시의원과 과격한 표현을 한 집행부의 간부 공무원 양측이 모두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집행부의 잘못이 있다면 정확히 지적하고 수정을 요구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집행부의 태도를 지적하는 등 소위 공무원 망신주기에 의회 권위를 활용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한 모습들은 시의회가 지양해야 할 부분들"이라면서도 "집행부 역시 잘못된 점이 분명하다. 동해시민들을 대표하는 시의원들에게 특히나 실시간으로 중계방송을 하고 있는 임시회에서 어울리는 언행은 아니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10일 동해시의회는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등 총 8건의 안건을 의결하고 임시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