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 12일 국방부를 압수수색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사용했던 ‘비화폰’을 확보했다. 비화폰은 도감청·통화녹음 방지 프로그램이 깔린 보안 휴대전화다.
이날 특별수사단은 국방부에 수사관들을 보내 국방부 협조 하에 김 전 장관의 비화폰 기기를 압수했다. 압수수색에는 국방부 조사본부도 함께했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이 계엄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비화폰을 통해 현장 지휘관에게 여러 차례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의 비화폰 사용 내역은 사태 규명의 결정적 단서로 여겨져 왔다.
이에 특별수사단은 수도방위사령부도 압수수색해 비화폰 서버 자료를 확보했다. 이는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비화폰 등의 통신 기록을 따져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경찰은 합동참모본부로부터 계엄사령부 관련 자료를 임의제출 방식으로 넘겨받았다. 제출된 자료에는 계엄 선포를 전후해 계엄사령부가 상황실로 사용했던 합참 지하 지휘통제실의 3∼4일 치 폐쇄회로(CC)TV 영상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지난 4일 오전 1시를 조금 넘겨 지휘통제실을 찾아 군 관계자들과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CCTV 영상과 관련자 진술을 통해 당시 계엄 해제 여부 등을 놓고 어떤 논의가 오갔을지 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특별수사단이 계엄 사태 관련 핵심 물증들을 확보하면서 윤 대통령을 향한 수사망도 한층 좁혀질 전망이다. 특히 형사소송법 제110조(군사상 비밀과 압수)에 따라 압수수색을 거부하고 있는 대통령실에 대한 수사도 물살을 탈지 주목받고 있다.
대통령실은 형소법에 따라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그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압수수색을 거부하고 있다. 특별수사단은 대통령실 진입을 못하는 대신 임의제출을 통해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동 법에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돼 있어 계엄 관련 핵심 물증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