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지 이틀 만에 제주항공 착륙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민주당은 참사 발생 4시간 뒤에야 긴급 최고위 회의를 열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보다 1시간가량 늦은 오후 2시에 회의를 진행했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착륙 사고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지 이틀 만인 29일 오전에 일어났다.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최근 2주 사이 국회의 연이은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되고 재난 대응 주무(主務)인 행정안전부 장관도 12·3 비상계엄 직후 공석이어서 차관이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최 권한대행이 경제는 물론 안보와 내각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사고 대응까지 지휘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참사 발생 4시간 뒤인 전날 오후 1시가 돼서야 긴급 최고위 회의를 개최했다. 사고 발생 직후 정치인들이 개별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희생자를 애도하는 메시지를 올렸지만 당 차원의 대책 회의는 사고가 발생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연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보다도 늦은 오후 2시에 회의를 진행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무안에서 각각 현장 방문과 지도부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여야는 뒤늦게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냈지만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총리,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로 국가 시스템의 공백 상태를 만들어 놓고 국가적 참사가 발생하자 정부에 최선을 다하라는 게 정상이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