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신원 이어 신세계도 터졌다”…거위털 패딩 충전재 논란 확산

“이랜드·신원 이어 신세계도 터졌다”…거위털 패딩 충전재 논란 확산

신세계톰보이 보브·지컷 점퍼 13종 자발적 환불
거위털 대신 오리털 사용…자체 검수 과정서 발견

기사승인 2025-02-25 06:00:16 업데이트 2025-02-25 09:49:07
10일 서울 명동거리의 한 매장에 진열된 패딩 앞으로 관광객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패딩 충전재를 속여 판매한 브랜드가 또 밝혀졌다. 이랜드, 신원에 이어 이번에는 신세계톰보이가 대상이다.

25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회사 신세계톰보이에 따르면 여성복 브랜드 ‘보브(9개)’와 ‘지컷(4개)’에서 판매한 다운점퍼 13종에 대해 자발적 환불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들은 당초 구스다운 점퍼로 기획됐다. 그러나 납품 업체가 오리털 충전재를 사용해 납품한 것으로 품질 검사 결과 밝혀지면서 자체 환불을 진행하게 됐다.

신세계톰보이는 최근 다운 제품을 납품하는 전체 협력사의 제품에 대해 자체적으로 품질 검사를 진행했다. 이 결과 1개 협력사 A사에서 납품한 구스다운 13개 제품의 충전재에 덕다운이 사용된 것으로 파악했다. 

조사 결과 A사는 다운에 대한 시험성적서를 신세계톰보이 측에 허위 제출하고 검증되지 않은 충전재 업체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세계톰보이는 품질 문제를 확인한 즉시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유통 중인 상품을 회수 중이다. 또한 해당 협력사와의 거래를 중단하고 법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신세계톰보이가 업로드한 사과문. 신세계톰보이 홈페이지 캡쳐

김 대표는 “재발 방지와 신뢰 회복을 위해 제품 제작 전 과정에서 단계별 품질 검증을 한층 강화하고, 협력업체 관리체계를 전면 재정비하는 등 품질관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사과했다.

연이은 ‘충전재 비율 거짓 표기’ 논란에 패션업계는 급하게 자체 검수에 나서고 있다. 최근 무신사는 자사 입점 브랜드가 판매하는 다운·캐미시어 소재 의류 품목 전수조사에 나서고 90% 가까이 검수를 마쳤다.  

앞서 무신사 입점사인 인템포무드와 라퍼지스토어, 페플 등은 표기한 패딩 충전재 혼용률이 실제와 다르게 기재해 논란이 됐다. 게다가 자체검수 과정이 아닌 한 패션 유튜버가 발견해 냈다는 사실이 밝혀져 소비자들이 크게 분노하기도 했다. 

라퍼지스토어의 경우 오리 솜털을 80% 사용했다고 표시했으나 실제 사용률은 5% 미만이었다. 라퍼지스토어는 무신사 측에 ‘가짜 시험성적서’를 제출하기도 해 무신사로부터 퇴점 및 고발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무신사를 시작으로 신원, 후아유 등 타 브랜드에서도 혼용률 오표기 논란이 일었다. 신원의 여성복 브랜드 ‘비키’의 패딩 충전재 비율은 오리 깃털 50%, 오리 솜털 50%로 한국소비자원의 다운 표기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후아유의 구스다운 점퍼도 해당 제품은 충전재 비율이 거위털 80%와 오리털 20%로 기재돼 있지만, 실제 검사에선 거위털 30%, 오리털 70%로 확인돼 문제가 됐다. 이랜드 측은 파트너사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 원인이었다고 사과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원가 절감 목적으로 충전재 혼용률을 속이는 업체들이 매우 많다. 소비자들이 패션업계 자체에 대해 신뢰를 잃을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라며 “패션 기업이나 브랜드도 위탁 업체가 밝힌 혼용률에만 의존하지 말고, 거짓 표기를 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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