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10명 중 7명은 전문병원이 의료공백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대한전문병원협회는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전문병원 역할 강화를 통한 바람직한 의료전달체계 구축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지난달 10일부터 23일까지 20세 이상 성인 10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문병원 역할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전문병원은 특정 진료과목이나 질환에 대해 난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하는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115개 전문병원에서 진료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7.4%였다. 전문병원에서 진료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전문병원의 장점으로 ‘높은 진료 분야 전문성’(64.6%), ‘대학병원에 비해 짧은 대기시간’(40%), ‘합리적인 의료비용’(32.4%), ‘친절한 의료진’(19.9%) 등을 꼽았다. 진료 경험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 상당수는 전문병원을 이용하지 않은 원인으로 ‘전문병원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답했다. 전문병원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69.3%였다.
응답자의 66.9%는 지난해 2월 이후 1년 넘게 이어진 의료공백 상황에서 ‘전문병원이 의료공백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지난해 의정갈등 후 전문병원에서 진료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는 42.7%였다. 의료공백 해소에 도움이 된 이유로는 ‘수술 등의 진료공백 해소’(63.8%), ‘응급실 등 응급의료 유지’(51.8%)를 많이 택했다.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평가한 응답자들은 ‘소아과·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부족’(45.7%), ‘응급실 등 응급의료 미흡’(43.5%)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번 조사에서 전문병원이 국내 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비율은 82.5%, 지역 의료 격차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비율은 78.6%에 달했다. 국민 10명 중 8명이 전문병원의 역할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현재 19개 분야의 전문병원에서 진료 항목을 더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53.4%가 ‘그렇다’고 답해 절반 이상이 진료 항목 확대에 공감했다. 추가를 원하는 진료 항목은 ‘정신건강’, ‘소아과’, ‘노인의료’ 등이었다.
이날 토론회의 기조강연자로 나선 함명일 순천향대 의료과학대학 보건행정경영학과 교수는 “전문병원은 전문 질환의 접근성을 강화하고 비용 대비 효과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데 목적이 있다”며 “전문병원은 의료자원 활용도를 높여 국민 의료비를 절감하고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성환 대한전문병원협회 회장은 “대학병원 수준의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뛰어난 치료역량을 갖춘 병원들이 전문병원으로 지정돼 있다”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 정책 과제에 전문병원 활성화에 대한 내용이 반영되는 등 적극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