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부회장 별세에 각계 조문행렬…프로필엔 ‘영원한 1등, 세계 최고’

한종희 부회장 별세에 각계 조문행렬…프로필엔 ‘영원한 1등, 세계 최고’

기사승인 2025-03-26 10:41:10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19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5일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은 삼성전자 구성원을 포함한 재계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미국 언론은 한 부회장의 비보를 전하며 삼성전자의 위기론을 조명했다.

미국의 경제전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5일(현지시간) 서울발 기사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소비자 가전 부문을 이끌어온 “공동대표의 별세로 삼성전자의 위기 상황이 악화했다”라고 보도했다. 먼저 삼성전자가 AI 칩 경쟁에서 뒤처진 상황이라며 “테크 업계에 인공지능(AI)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 새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직면한 경쟁 환경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를 앞질러 엔비디아의 초기 공급업체가 됐고, 애플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삼성전자를 제치고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차지했으며, TSMC는 첨단 칩 제조 분야에서 우위를 확장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에 대해서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반도체법 보조금과 연계해 미 텍사스에 수십조원의 반도체 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 정권이 바뀌면서 이젠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중국의 SMIC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세계 3위에 오르며 2위인 삼성전자를 추격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중국 반도체 업계의 도약에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WSJ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임원들에게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라고 한 발언을 소개하며 이 같은 메시지가 현재 삼성전자를 둘러싼 경영 상황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추모 배너. 전삼노 홈페이지 캡처

한 부회장은 19일 삼성전자 주주총회 주재 등 활발하게 경영 활동을 진행했다. 한 부회장은 1988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후 회사에 헌신해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인물이다. 삼성전자 TV 사업의 19년 연속 세계 1위 기록을 이끈 한 부회장의 메신저 프로필에는 ‘영원한 1등, 세계 최고’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날 오후 한 부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경훈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송재혁 DS부문 CTO, 김용관 DS부문 경영전략담당,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 김원경 글로벌공공업무실장, 김이태 등 삼성전자 현직 사장단과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김이태 삼성카드 대표 등 삼성 계열사 사장들이 빈소를 찾았다.

또 신종균 전 부회장,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부회장, 최시영 전 파운드리사업부장, 이정배 전 메모리사업부장, 이영희 전 글로벌마케팅실장, 김현석 전 CE부문장, 이상훈 전 경영지원실장, 노희찬 전 경영지원실장 등 삼성전자 전직 임원들도 고인을 애도했다.

특히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도 한 부회장의 빈소를 직접 찾았다. 조 사장은 이날 LG전자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전자 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지난 37년간 회사의 발전을 위해 누구보다 기여한 분”이라며 “참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도 홈페이지에 ‘고(故) 한종희 대표이사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추모 배너를 걸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현재 중국 출장 중으로 현지 일정으로 인해 직접 조문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와 애도의 마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6일 생활가전(DA)사업부의 비전과 전략, 비스포크 인공지능(AI) 신제품 라인업을 소개하는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 행사를 열 예정이었으나, 행사는 오는 28일로 미뤄졌다.

이 행사는 지난해 사업부를 총괄하는 한 부회장이 직접 나서 비스포크 신제품과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당초 한 부회장은 이번 행사에서도 기조연설자로 나설 예정이었다.
정우진 기자
jwj3937@kukinews.com
정우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