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후폭풍에 꼭 닫힌 소비자 지갑…패션업계 “8년 전과 비교 불가” [尹 파면]

탄핵 후폭풍에 꼭 닫힌 소비자 지갑…패션업계 “8년 전과 비교 불가” [尹 파면]

얼어붙은 패션 소비…이전 탄핵보다 상황 어려워
꾸준히 이어진 매출·이익 하락…‘패션 빙하기’
업계 “정국 안정돼야 소비심리 변동 있을 것”

기사승인 2025-04-06 06:00:07
지난달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옷 가게에 봄옷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얼어붙은 패션 기업에는 언제쯤 봄이 올까.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면서 유통업계는 소비심리 반등을 기대하고 있지만, 패션업계는 당분간 유의미한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주요 패션 기업들, 줄줄이 ‘어닝 쇼크’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패션 기업은 대부분 뼈아픈 성적표를 받았다. 갤럭시, 빈폴 등을 운영하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7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3% 줄어든 2조40억원이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268억원으로 전년 대비 44.9% 줄었다. 매출도 1조3086억원으로 전년보다 3.4% 감소했다. 

한섬도 지난해 영업이익 63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6.8%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 역시 1조4845억원으로 2.9% 줄었다. F&F의 지난해 영업이익 역시 전년보다 18.3% 감소한 4507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896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줄었다. 

문제는 한두 분기에 국한된 하락이 아니라는 점이다. 2023년에도 섬유패션 기업의 매출은 큰 폭으로 줄었다. 엔데믹 이후 보복 소비 효과가 희미해진 이후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탄핵 인용 소식에도 패션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한겨울’에 가깝다. 

회복이 더딘 가장 큰 이유로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기 위축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점이 꼽힌다. 대선 국면으로 이어질 정치 일정, 긴축 재정과 고물가 기조, 해외 수요 회복 지연 등 여러 이슈가 겹쳤기 때문이다.

한 패션 기업 관계자는 “이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도 소비 심리가 곧바로 회복되지는 않았다”며 “다음 대선이 치러지기 전까지는 가치소비 등이 중요하게 여겨지며 소비자들이 잘 지갑을 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과거엔 어땠을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여론에 불이 붙기 시작한 지난 2016년 10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3이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2017년 1월 93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가 이뤄진 달인 2017년 3월부터 97, 같은 해 4월엔 102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경제 상황을 평가한다. 

그 당시 탄핵 선고 이후 백화점업계의 첫 번째 주말 매출은 4%가량 오르기도 했다. 2017년 3월10~12일까지 주말 동안 롯데, 현대, 신세계 등 국내 주요 백화점의 매출은 전주 대비 4~5% 가량 늘었다.

“전보다 심각해”...소비심리 반등 더딜 전망

다만 일각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때와는 경제 상황이 다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올해는 고물가, 고환율,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무역분쟁 등 다양한 악재가 겹친 상황이라는 것이다.

실제 지난 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3.4로, 2월(95.2)보다 1.8포인트(p) 떨어졌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4개월 연속으로 100 아래를 밑돌고 있어 업계에서는 당장 소비심리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특히 패션업계는 타 산업에 비해 외부 변수에 민감하다. 식음료나 뷰티 업종과 달리, 패션은 계절성·유행성·감성 소비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정치적 불확실성이나 사회 분위기에 따라 매출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조기대선 국면이 본격화될수록 마케팅 예산이 보류되고, 의류 기획물량이 보수적으로 조정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패션기업 관계자는 “업계가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본적으로 조기대선이 끝나고 어수선한 정국이 정리돼야 마케팅 활동 등을 더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다. 그 전까지는 업계가 큰 폭으로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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