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 이후 글로벌 통상 환경이 불확실한 가운데 올해 1분기 한국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133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132억2000만달러) 대비 소폭 올랐다. 지난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556억3000만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흐름을 이어가는 양상이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등으로 인한 무역 불확실성 여파 속에서 한국 1분기 대미 수출은 2% 줄었다. 주력 상품인 자동차 수출이 11.2% 감소했고, 기타기계류(-50.9%), 건설기계(-29.4%), 철강판(-26.5%) 등 품목도 수출이 줄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하면서 무역수지 규모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한국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커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90일 유예되는 등 1분기까지는 본격화되지 않았다. 또 고율 관세 부과를 예상한 미국 수입상들이 각종 상품 주문을 사전에 늘리는 현상도 생겨 대미 무역 흑자 유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작년 미국의 9번째 무역수지 적자국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 적자국에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등 핵심 표적으로 삼고 있다.
이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2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 참석한다. 최 부총리는 이번 출장 기간에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을 만나 금융·외환 관련 이슈뿐 아니라 최근 한·미 간 현안으로 부상한 통상 이슈도 협의할 계획이다.
주무 부처 수장인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르면 내주 워싱턴DC를 방문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을 만날 예정이다.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가스, 원유, 농산물 등의 구매를 늘리는 수입 확대와 자동차 등 주요 기존 수출 제품의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수출 대체라는 양대 접근 방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재임기에 가시적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예상된다는 내용이 담긴 로드맵을 제안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