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기업 인투셀이 기술특례로 코스닥 입성에 나선다. 인투셀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기존 ADC 항암제보다 독성은 크게 줄이고 항암 효과를 극대화한 ADC 플랫폼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인투셀은 28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업설명회를 개최하고 매년 2~3건의 안정적인 기술 이전 실적을 통해 오는 2028년까지 10건 이상의 기술 사업화를 달성한다는 비전을 밝혔다.
인투셀은 2015년 설립된 약물 링커 플랫폼 기술 기반의 ADC 연구 개발 전문 기업이다. 국내 ADC 분야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리가켐바이오를 공동 창업한 박태교 대표가 이끌고 있다. 박 대표는 리가켐바이오에서 ADC 플랫폼 기반을 구축한 핵심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암세포 잡는 유도미사일’로 불리는 ADC는 항체에 세포를 파괴하는 독성 약물(페이로드)을 접합체(링커)로 결합한 복합체로, 특정 표적 세포에 약물을 전달해 기존 치료법에 비해 정확하고 강력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ADC 시장은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유방암 ADC 치료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트주맙데룩스테칸)가 출시 5년 만에 수조원에 이르는 블록버스터급 실적을 내보이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에 따르면 ADC 시장 규모는 2015년 약 10억달러(한화 약 1조4000억원)에서 8년 만에 10배로 성장해 2023년 약 100억달러(약 14조원)가 됐다. 2028년까지 280억달러(약 39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ADC 치료제는 제조 과정이 까다로워 현재까지 출시된 의약품이 10여개에 불과하지만, 치료하기 어렵고 예후가 좋지 않았던 여러 난치암 치료에서 ‘게임 체인저’로 활약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ADC 관련 임상시험만 150개 이상으로 ADC 개발 전문 바이오텍 기업들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다.
인투셀은 ADC 신약 분야에서 핵심적인 항체와 약물을 연결하는 링커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링커는 ADC의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결정짓는 핵심 역할을 하는데, 링커가 불안정하면 약물이 체내에서 조기에 방출돼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반대로 암세포에 도달한 뒤 적시에 방출되지 않으면 치료 효과가 급감할 수 있다.
링커 기술은 ‘항체와의 연결기술’(앞쪽 항체 연결 링커)과 ‘약물과의 연결기술’(뒤쪽 약물 연결 링커)로 나뉘는데, 인투셀은 구현이 더 어려운 뒤쪽 약물 연결 링커에 특화돼 있다. 뒤쪽 약물 연결 링커는 약물이 암세포에 도달하기 전까지 혈액 안에 안전하게 있다가 연결이 끊어져 선택적으로 암세포를 죽이는 기술이다. 약물 링커 범용기술을 가진 곳은 이전까지 미국 씨젠이 유일했다.
인투셀은 연구개발(R&D) 역량을 기반으로 기존 기술로는 접합이 어려웠던 페놀 계열 약물뿐 아니라 △아민 계열 약물에도 적용 가능한 OHPAS™ 링커 기술 △정상세포에 대한 비선택적 세포 내 유입을 최소화하는 PMT™ 기술 △OHPAS™ 기반의 최적화된 켐토테킨 계열 플랫폼인 Nexatecan™ 등 차별화된 ADC 플랫폼 기술을 확보했다. 또 기존 링커 기술로는 작용되기 어려웠던 알코올, 아미드 등 중성작용기에 대응 가능한 신규 플랫폼인 ‘TBA Linker’도 개발 중이다. 대표 파이프라인인 ‘ITC-6146RO’는 B7-H3 타깃 항암 신약 후보로 폐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 적용 가능하다.
박 대표는 “인투셀은 단순한 플랫폼 기술 보유 기업을 넘어 ADC 개발의 게임 체인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독자적 플랫폼인 OHPAS™를 통해 기존 기술로는 접합이 어려웠던 페놀계 약물은 물론 아민계 약물까지 폭넓게 적용 가능한 구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체 플랫폼의 글로벌 확산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기술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단일 기술 고도화를 넘어 링커·약물·모달리티(치료접근법) 전반에 걸친 기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넥스트 블록버스터 ADC’에 필요한 최적화된 기술 역량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투셀은 △기술사업화 누적 10건 달성 △OHPAS™ 기반 파이프라인 지속적 확대 △신규 링커 및 ADC 플랫폼 개발을 핵심 사업화 전략으로 설정했다. 아울러 인투셀 기술이 적용된 신약 10개와 시가총액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는 ‘2030+, into 10-10’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박 대표는 “인투셀은 단순한 기술 보유를 넘어 반복 가능한 기술이전 모델, 구체적 신약 파이프라인, 선제적 기술 확장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블록버스터 ADC 기업으로 도약을 가속화하고 있다”라며 “상장 전부터 의미 있는 기술 사업화 성과를 이뤄낸 만큼 상장 이후에는 재무 안정성과 주주가치 제고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인투셀은 이번 상장을 통해 총 15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는 1만2500~1만7000원이다. 이에 따른 공모 규모는 약 188억~255억원에 달하며, 상장 이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1854억~252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확보된 공모자금은 대부분 ADC 연구개발에 투입할 방침이다. 수요 예측은 오는 29일부터 5월8일까지로 국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며, 일반 청약은 5월13~14일 이틀간 진행하기로 했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