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새로 건조한 5000t급 구축함 진수식을 열었으나 함정이 제대로 진수되지 못하고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 국무위원장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적 행위”라며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22일 함경북도 청진조선소에서 전날 5000t급 구축함 진수식이 진행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통신은 이번 사고에 대해 “미숙한 지휘와 조작상 부주의로 인하여 대차이동의 평행성을 보장하지 못한 결과 함미(배 뒤쪽) 부분의 진수썰매가 먼저 이탈돼 좌주(배가 해저에 부딪히거나 뭍에 올라가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되고 일부 구간의 선저 파공으로 함의 균형이 파괴됐으며 함수부분이 선대에서 이탈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진수식 현장에서 사고를 목격한 김 위원장은 “이것은 순수 부주의와 무책임성, 비과학적인 경험주의에 인해 산생된 도저히 있을 수도 없고 도저히 용납할 수도 없는 심각한 중대 사고며 범죄적 행위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가의 존위와 자존심을 한순간에 추락시킨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는 당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와 국가과학원 역학연구소, 김책공업종합대학, 중앙선박설계연구소를 비롯한 연관 단위들과 청진 조선소의 해당 일군들의 무책임한 과오는 오는 6월에 소집되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취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오는 6월 당 중앙위 전원회의 전까지 구축함 복원을 지시했다. 그는 “구축함을 시급히 원상 복원하는 것은 단순한 실무적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권위와 직결된 정치적 문제이므로 당중앙위원회 6월 전원회의 전으로 무조건 완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 청진항의 대형 함정 진수 동향을 사전에 추적 감시하고 있었으며, 측면 진수가 실패했다고 평가한다”며 “(사고 함정의) 크기나 규모 등을 볼 때 최현호와 비슷한 장비를 갖출 것으로 보고 있고, 현재 바다에 넘어져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질책을 했다고 공개한 만큼 그에 따른 문책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북한군 동향에 대해서는 딱히 설명드릴 게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