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윤계가 ‘혁신형 비대위’를 밀면서 당권 유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혁신안과 전당대회 예고에 친윤계의 압박도 커지고 있다. 당내에서는 친윤계의 반발 배경으로 ‘한동훈 견제’와 ‘당권 유지’를 꼽았다.
친윤계는 9일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당 혁신안을 내놓은 김 비대위원장을 맹공했다. 이들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부터 당권투쟁에 돌입했다. 당내 지지기반이 없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단일화를 추진해 불협화음이 발생했다. 그뿐만 아니라 당권을 대가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다는 의혹도 발생했다.
대선 본투표일 직전 ‘책임당원 여론조사’도 당내 갈등에 불을 붙였다. 이를 두고 ‘당원 걸러내기’ 여론조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개혁신당은 이해할 수 없는 여론조사라고 평가했다.
친윤계는 김 비대위원장의 ‘9월 전당대회’를 비판하면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견제했다. 9월 전당대회가 한 전 대표에게 유리하다면서 혁신형 비대위를 강조했다. 당권 분수령은 오는 14일 원내대표 선거다.
신임 원내대표가 친윤계로 좁혀지면 ‘혁신형 비대위’를 세우고, 전당대회를 미룰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올해 연말이 유력하다. 이때 전당대회를 하면 ‘제9회 지방선거’까지 6개월밖에 남지 않는다.
당내에서는 김 비대위원장의 혁신안에 힘을 싣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김 비대위원장의 혁신안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차기 새 지도부도 혁신안을 잘 이어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중진회의에서 김 비대위원장 거취에 의견이 엇갈렸다”고 밝혔다.
친윤계의 행보에 당 원로는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를 역임한 김무성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김 비대위원장의 혁신에 힘을 실었다. 그는 “정당 민주주의를 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며 “윤 전 대통령의 무리한 당무개입과 독선적 국정 운영에 당이 비판하고 저항하지 못해 이런 결과가 됐다”고 꼬집었다.
친한계도 친윤계의 행보를 강하게 질타했다. 친한계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친윤계의 혁신형 비대위는 영향력 유지를 위한 수단”이라며 “원내대표 선거에서 이기면 혁신 비대위를 띄우고,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다음 지도부 체제 결정은 쇄신과 구태의 갈림길”이라며 “김 후보 측이 대선 조직을 활용하기 위해 조기 전당대회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