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의약품청(EMA)이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가 내놓은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가 시력 상실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10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EMA 산하 약물감시위해평가위원회(PRAC)는 지난 6일 노보 노디스크의 당뇨 및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 ‘오젬픽’, ‘라이벨서스’에 포함된 세마글루타이드의 부작용에 대한 회의를 진행했다.
PRAC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인 세마글루타이드가 시력 상실을 유발하는 ‘비동맥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발표된 약 35만명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오젬픽으로 2년간 치료받은 환자가 다른 계열의 약을 복용한 환자에 비해 NAION 발병 위험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NAION은 시신경 손상으로 인한 실명의 원인 중 녹내장 다음으로 흔한 편이다.
PRAC는 비임상 연구, 임상시험, 시판 후 추적 및 의학 문헌 데이터를 포함해 세마글루타이드와 NAION의 연관성에 대한 모든 데이터를 검토했다. 이후 나온 결과에 따라 의약품 라벨 정보에 NAION이 ‘매우 드물게 나타날 수 있다’고 업데이트할 것을 권고했다. EMA는 지난해 12월부터 해당 부작용에 대한 의약품 검토를 시작해 부작용 정보를 라벨에 추가할 것을 노보 노디스크에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 PRAC 권고안은 EMA 산하 인체용의약품위원회(CHMP)에 전달될 예정이다.
노보 노디스크 측은 “임상시험과 시판 후 연구에서 약물이 질환을 일으켰을 합리적인 가능성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반박하면서도 “라벨에 부작용에 대한 내용을 업데이트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