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적 악화에 일부 카드사가 인력 구조를 개편하는 등 인건비 조이기에 나섰다. 카드사 노동조합은 사측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떠넘긴다며 반발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6018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대비 1202억원(16.6%) 줄어든 금액이다.
8개 카드사 가운데 KB국민(-546억원), 신한(-494억원), BC(-146억원), 롯데(-106억원), 현대(-24억원) 등 5개사가 전년 대비 부진한 순익을 냈고, 삼성(+65억원), 우리(+40억원), 하나(9억원) 3개사는 순익을 소폭 늘렸다.
같은 기간 8개 카드사의 인건비를 포함한 판매비 및 관리비(판관비)는 134억원 증가했다. 삼성(-131억원), 하나(-49억원), KB국민(-36억원), BC(-8억원)는 비용을 절감했으나, 롯데(+117억원), 현대(+94억원), 신한(+84억원), 우리(+63억원)는 더 많은 돈을 썼다.
이에 카드업계는 판관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인건비 관리에 나섰다. 현대카드는 앞서 19차례 이어진 노조와의 임금 단체 협상에서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신한카드는 팀장급 30%를 줄이는 부서 개편에 들어갔다. 삼성카드 대비 700명 이상 인원이 많아 인당 생산성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카드사 노조는 사측의 행보에 반발하고 나섰다. 현대카드 노조는 오는 25일 사측과 20번째 임금 단체 협상을 진행한다. 노조는 본사 앞에서 시위에 나서는 등 7% 임금 인상안을 담은 요구안을 관철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협상과 시위를 병행하고 있는 만큼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신한카드 노조도 인력 개편에 반대하는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회사의 경영 실패를 노동자에게 전가하지 말라”며 “희망퇴직 강요와 인력 재배치를 통한 간접 해고 시도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고용 안정성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돼 다른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카드사 총수익 가운데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0% 미만으로 떨어졌다.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3년 간격으로 수수료를 인하해 왔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비품 등 다른 비용도 최대한 줄이고 있다”면서 “구조 개편이나 임금 협상은 평소에도 정례적으로 해 오던 조치”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