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기술 코치인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계약 만료로 다시 한국 땅을 밟는다는 소식에 국내 누리꾼과 중국 누리꾼들이 극과 극 반응을 보였다. 국내에선 “입국금지” 목소리가 쏟아지며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지는 반면 중국에선 “가지마”라는 반응과 함께 빅토르안을 향한 감사와 응원이 잇따랐다.
빅토르 안은 지난 19일 자신의 웨이보에 “여러분과 함께 걸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영광”이라며 “우리가 한 배를 탄 덕분에 많은 어려움과 장애물을 극복하고 값진 올림픽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어디에 있든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 여러분의 아낌없는 헌신과 노고에도 감사하다, 모두의 앞날이 밝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빅토르 안은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계약이 이달 말 끝난다. 중국 시나스포츠에 따르면 빅토르 안은 계약 만료 후 가족이 있는 한국으로 돌아가 휴식기를 갖고 차후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빅토르 안이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국내 누리꾼과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국내 누리꾼들은 “입국금지 시켜야 한다” “배신자는 오지 마라” “휴식은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국적 바꿔라” “한국 선수들은 편파판정 등으로 힘들어하는데 옆에서 중국 선수 메달 따자 환호하는 모습 잊을 수 없다” 등 부적적인 반응을 보였다.
빅토르 안의 국내 입국을 막아야 한다는 일부 목소리가 거세지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민 법 감정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입국금지 사유에 해당하는 법적 위한 사례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서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분위기와 달리 중국은 빅토르 안을 향한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빅토르 안의 웨이보 댓글을 통해 “안 코치 고생했다” “빅토르 안과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다시 만날 날이 기대된다” “가족과 함께 중국에서 뛰는 것을 바란다” 등 응원글을 올렸다.
일부 누리꾼은 빅토르 안의 한국행 소식이 담긴 뉴스 댓글을 통해 “가지마라” “이제 (한국에) 돌아가도 소용없으니 중국에 오는 게 낫다” “한국은 그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지 않았다” 등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에선 빅토르 안이 쇼트트랙 대표팀과 재계약 할 가능성이 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중국의 한 스포츠 평론가는 시나스포츠를 통해 이날 빅토르 안이 중국 대표팀의 제계약이 유력한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먼저 빅토르 안이 최근 방송을 통해 런쯔웨이 등 다른 선수들과 함께 일하길 원한다고 밝힌 것을 언급했다.
앞서 빅토르 안은 19일 중국 ‘JSTV’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중국 복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앞으로 또 기회가 있으면 런쯔웨이 등과 같은 팀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다시 올 수도 있다. 그건 앞으로 쉬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올림픽에서) 매우 행복했고, 중국어 실력이 많이 늘었다”라고도 했다.
이 평론가는 빅토르 안이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중국을 떠나지만 여전히 런쯔웨이와 함께하고 싶어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또 그가 중국 기반 SNS 활동을 활발히 한 것을 두고 중국 진출을 염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으며, 중국 쇼트트랙 영웅인 왕멍과의 관계도 그의 재계약 가능성을 높인다고 봤다. 왕명은 빅토르 안에게 중국 대표팀 코치직을 제안한 당사자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