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관련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야권은 권 의원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며 비판을 퍼부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을 통해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정쟁과 횡령의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라는 권 의원의 망언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민의힘의 속내를 똑똑히 보여준다”며 “권 의원의 망언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국회의원은 극우 유튜버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권 의원은 10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출범한 것을 두고 “지금처럼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결합해서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야권은 ‘유가족 모욕’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임 대변인은 “왜 유가족이 시민단체와 함께하게 됐나. 정부와 여당이 유가족을 외면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대통령의 생각을 대변해온 권 의원의 망언이 곧 윤 대통령의 생각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권 의원은 유가족들에게 2차, 3차 피해를 가하는 패륜의 막말을 멈추고 유가족에게 참회의 사과를 하기 바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의원직 사퇴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위선희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너무나 수준 낮은 망언이라 할 말을 잃었다”며 “왜곡된 시각으로 자국의 국민을 모욕하는 권 의원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 세월호 유가족, 국민들 앞에 사과하고 의원직에서 사퇴하라”고 말했다.
위 대변인은 “권 의원은 ‘윤핵관’을 자처하며 우쭐거리다가 망언만 내뱉는 부끄러운 정치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지금 당장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반성하며 여생을 보내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도 나을 것이다. 국민께 사과하고 사퇴하라”라고 꼬집었다.
국조특위 위원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혐오와 차별의 언어를 동원해 유가족협의회를 비난의 도마 위에 올려놓는 패륜적인 망동”이라며 “권력을 가지면 그렇게 되나. 윤핵관의 정신세계는 그렇나. 눈물과 한숨으로 날을 지새는 분들을 향해 혐오의 칼질을 해대고 차별의 대못을 박아야 직성이 풀리는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역시 “이태원 참사의 수습과 진상규명 과정이 세월호와 달라야 한다고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쉰내 나는 진영논리와 색깔론을 들고 나올 것이 아니라, 정부가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협조할 수 있도록 ‘중진 의원’이자 윤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로서 역할을 다해달라”고 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