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의 생닭 제품에서 다량의 벌레가 발견된 사안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실태 파악을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
30일 식약처 측은 이날 쿠키뉴스에 전라북도 정읍에 위치한 하림 공장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식약처 축산물안전정책과 관계자는 “전라북도 정읍의 한 공장에서 유통 과정 도중에 벌어진 일로 파악하고 있다”며 “정읍시에서 오늘 조사에 착수했고, 이물 개체도 현장에 도착돼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장 조사는 오늘 중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라 사료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관리가 안 된 부분이 어느 단계인지 종합적으로 판단할 예정”이라며 “사람들에게 혐오감 줄 수 있는 사안이 기업 자체의 시정 차원에서 끝나면 안 된다고 보고 재발방지 대책이 적합한지도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림 역시 생닭에서 발견된 벌레가 딱정벌레의 유충인 외미거저리가 맞다고 인정했다.
하림 관계자는 “해당 제품에 대한 1차 검사 결과 모이주머니에 남아 있는 외미거저리 유충이 맞다”며 “모이주머니 제거 과정에서 걸러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육계는 도계 전 약 8시간 정도 절식을 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횟대 등에 감긴 볏짚에 번식한 외미거저리를 섭취한 것”이라며 “1차 내장제거 이후 2차 모이주머니 제거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충이나 벌레가 위생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아니다”라며 “해당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에게는 유선 상으로 사과를 했다”고 덧붙였다.
추가 피해의 우려에 대해서는 “보통 내장을 제거하고 벌레는 완벽하게 제거가 된다”며 “발견된 건 (해당 생닭) 딱 한마리로 과도하게 유충을 많이 먹어 걸러지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미거저리는 딱정벌레목의 유충으로 육계 농장의 시설 구조물을 파괴하고 사료를 오염시키거나 닭 질병(대장균증 등)을 전파하는 등 해충으로 악명이 높다. 보통 닭 사료나 계분, 폐사계, 파리알 등을 먹고 성충은 2년까지 생존이 가능하다.
유충이 번데기가 되기 위해 나무 우레탄 등 단열재 속으로 파고 들어가기 때문에 농가에 한 번 감염되면 박멸이 어렵다.
외미거저리 원천 박멸 기술이 현재 국내에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의 전반적인 개선이 선행되어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육계 관계자는 “하림은 도계를 하루에 50만개 하는데 이런 일이 자꾸 일어나면 정말 큰일 난다”며 “품질 담보된 상태에서 정상적인 제품이 출하돼야 하는데 잘못된 건 잘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 하림이나 큰 도계장은 새로 증축을 해서 시설도 좋은 게 많은데 그런 사각지대가 있으면 개선을 해야 한다”며 “특히 깔짚의 경우 완벽한 상태에서 들어오는 게 아니라 일부는 농장에서 섞여 들어오기도 하는데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포장육처리업체에 대해선 식약처에서 점검한 이후에 결과물에 대한 경고 조치 또는 품목제조 금지령 같은 추가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7일 제보자는 대형마트 한 동탄점에서 ‘동물복지 통닭’ 제품을 구입했다. 이튿날 생닭의 목 부위에서 수십마리의 벌레로 보이는 이물질을 발견했고 마트와 하림 측에 해당 사실을 알렸다.
해당 제품은 대형마트 동탄지점의 주말 세일 행사에서 팔린 제품으로, 제보자 외에 추가 민원이 들어오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통합식품안전정보망에 민원을 접수한 상태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