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에도 온·오프라인 식품 시장은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외식 물가 상승에 따른 가정간편식·소스 구매, 장을 보고 직접 요리를 해먹는 등 ‘집밥’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연합뉴스의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1~7월 온라인 식품 거래액은 27조78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조7879억원)에 비해 21.9% 늘었다. 이는 해당 기간 역대 최고 수준이다.
가공식품 위주인 음식료품은 16조8801억원에서 19조4749억원으로 15.4% 늘었다. 농·축·수산물도 5조9078억원에서 7조3147억원으로 23.8% 증가했다.
올해 들어 온라인 식품 거래액이 월평균 4조원에 육박하는 점을 고려하면 연 50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온라인 식품 거래의 증가추세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정점에 치닫고 있다. 2019년 17조1698억원에서 코로나19 원년인 2020년에는 25조1172억원으로 46% 증가했다. 이어 2021년 31조2476억원, 2022년 36조1408억원, 지난해 40조6904억원 등 매년 10∼20%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를 거치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활성화되자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구매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조금씩 옅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쿠팡, 마켓컬리, 이마트몰 등의 유통채널이 자리잡으며 온라인 식품 구매도 소비 형태로 굳어졌다.
최근에는 이상기후 등으로 원자재값이 높아지며 고공행진한 외식 물가 탓에 집밥 수요가 늘면서 온라인 식품의 인기는 더욱 커졌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 매출 통계를 보면 올해 1∼7월 온라인 식품 부문의 지난해 대비 월평균 매출 증가율은 23.1%다. 전체 온라인 유통 매출 증가율(17.5%)을 훨씬 넘는 셈이다. 의류·화장품·가구·가전 등 9개 주요 상품군 중에서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도 식품 부문 매출이 컸다. 올해 1분기 백화점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식품 매출 증가율은 7.1%로 비식품(5.0%)을 앞섰다. 비수기인 2분기에도 식품 매출은 3.5% 늘어 비식품(0.1%)과 비교되는 모양새다.
대형마트에서도 식품은 1분기와 2분기 각각 8.2%, 0.8% 매출을 늘리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비식품은 각각 4.9%, 9.2% 감소했다. 사실상 식품 매출이 대형마트 전체 실적을 견인한 셈이다.
한편, 유통업계는 고물가가 지속되며 식품 강세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