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에서 관광 오신 분들이 라면을 많이 찾으세요. 유럽·북미 등에서 오신 분들은 매운맛이 강한 신라면을 찾고 인도 관광객은 종교적인 이유로 야채라면·감자면, 일본에서 오거나 단체로 오신 분들은 순한 라면을 구매하시기도 해요.”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코리아 마트 2층에 위치한 농심 ‘K라면 슈퍼마켓’에서 만난 한 판매 직원은 “매운 라면 ‘먹방’ 영상을 보여주며 똑같은 라면이 어디 있는지 묻는 관광객 분들도 계신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장에서는 각국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쓰인 설명문을 읽으며 라면을 집어 들어보거나, 2층에 즉석라면조리기를 이용하는 등 라면에 관심을 보였다. 한 일본 관광객은 신라면 툼바 컵라면 시식 이벤트에 참여하며 “맵지만 맛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농심은 지난 7일 명동 ‘코리아마트’와 협업해 매장 2층에 약 60㎡ 규모의 ‘K라면 슈퍼마켓’을 구축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라면 체험 기회를 확장하는 데 나섰다. 최근 K-푸드의 인기가 지속 상승하는 가운데 ‘라면 명가’ 농심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며 해외시장 점유율 확대에 총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29.6% 증가한 9억380만달러(약 1조1913억원)다. 지난해 전체 수출액(9억5240만달러)에 근접한 수치다. 지난 한 달 동안만 1억300만달러치가 수출됐다.
특히 지난해 농심 미국 법인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1.4% 급증가하는 등 해외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이에 맞춰 농심은 외국인이 많은 명동에 내년 8월31일까지 K라면 슈퍼마켓을 운영한다는 설명이다.
명동에 농심 체험매장을 구축해 국내 마케팅 효과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이 귀국 후에도 농심 라면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하는 해외 마케팅 효과를 동시에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늘어나는 해외 수출에도 대응에 나섰다. 농심은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연간 5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녹산 수출전용공장’을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6년 상반기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이에 2026년 하반기부터는 연간 수출용 라면 생산량을 현재의 2배인 연간 10억개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농심은 유럽과 동남아 지역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매출 성장을 바라보고 있다.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법인 설립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성장 잠재력을 갖춘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시장 진출도 확대할 방침이다.
농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농심 라면을 본국에 돌아가서도 즐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맛있게 매운맛’으로 잘 알려진 신라면이나 짜파게티, 감자면, 부대찌개면 등 비교적 덜 매운 제품까지 다양한 종류를 통해 해외 소비자에게 다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