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한 마리가 840만원입니다. 그런데 소비자에게 올 때는 1772만원입니다. 932만원이 유통비용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입니다.”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국내 농축산식품 물가가 높은 것은 여러 단계로 구성된 유통구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의원은 “우리나라는 농가보다 유통마진이 훨씬 높다”며 “한우의 경우 농가가 한 마리를 팔 때 비육우는 9만533원, 번식우는 24만7201원의 손실이 발생하는데, 유통업체는 18.8%인 333만원의 마진을 남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축종별로 보면 특히 한우의 유통마진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 의원은 “축산물품질평가원에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축종별 유통마진에서 돼지와 닭은 각각 5.1%, 8.6%인데 반해 한우는 18.8%였다”고 꼬집었다.
과일 물가도 해외에 비해 높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우리나라보다 GDP가 2배 가량 높은 네덜란드의 사과 1kg 가격은 한화 약 4500원인데 우리나라는 약 1만원”이라며 “바나나 1kg도 네덜란드 3200원, 일본 3200원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5000원이다. 토마토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폭염과 기습폭우로 가격이 올랐다고 하지만, 노무라증권 발표자료에 따르면 기상변화가 없던 올해 1~3월 과일류는 36.9%, 채소류는 10.7%가 올랐다. 유통업체의 탐욕을 멈추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물가를 100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과일이 175, 채소 165, 축산물 161, 가공식품은 152 수준”이라며 “유통구조를 대대적으로 혁신하지 않으면 국민 삶의 질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유통구조를 개혁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홍문표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과일의 경우 네덜란드나 일본은 저온창고가 있어 물동량을 저장하며 수급조절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 부분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통구조가 전체적으로 4~6단계의 과정이 있는데, 이것을 2~3단계로 줄이는 방법에 대해 공청회를 열려고 한다”며 “정부와 aT가 앞장서서 이 부분을 개혁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