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돋움이라는 단어가 생각납니다.”(정예은 순천승평중 2년)
“제게 알을 깰 용기를 주었습니다.”(박희제 목포홍일고 1년)
“사유한다는 것. 더 나은 내일을 도모하기 위해 꼭 필요한 단계이지만, 저에게는 그만큼 큰 책임감으로 느껴졌습니다.”(이로운 장흥고 2년)
“‘나’라는 쓰러진 나무를 다시 일으켜 세워준 독서인문학교의 모든 친구들과 선생님을 포함한 버팀목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최은효 벌교고 2년)
2월부터 시작해 4월, 속수례(束脩禮) 입학식으로 본격 출발했던 전남독서인문학교가 9개월여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29일 전라남도교육청학생교육원에서 세책례(洗冊禮 책거리‧책씻이)를 접목한 졸업식을 가졌다.
졸업식에서 학생들은 배강(背講, 책을 스승 앞에 펴놓고 돌아서서 보지 않고 외는 것)을 대신한 독서인문학교를 통해 느낀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초·중·고 171명의 학생과 지도 교원, 학부모, 김성일(해남1, 민주) 도의원, 김대중 전남교육감과 김찬중 학생교육원장, 직속기관장 및 지역 교육장 등이 참석해 졸업을 축하했다.
졸업생들은 성균관 유생복과 두건을 착용하고 제자로서 예를 갖춰 스승의 가르침에 감사를 표하며, 교원은 심의를 입고 스승으로서 글자를 내리는 단자수신(短資受信)을 통해 제자의 학문적 성장을 기원했다.
전남독서인문학교는 입학식 이후 사전캠프 과정에서 주제별로 독서, 토론, 글쓰기교육을, 사후캠프에서는 생각을 정리해 책을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고등학생들은 3박 4일 간의 국내캠프와 9박 11일 동안의 국외캠프에서 현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넓히고, ‘자연과 나, 타인과 나, 미래와 나’를 주제로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중학생들은 목포해양대학교 실습선에서 4박 5일간의 독서인문학교를 진행하며 다양한 인문학적 체험과 함께 독도와 울릉도를 직접 탐방하는 현장학습을 통해 울릉도의 역사와 가치를 배우고, 독도를 알리는 캠페인 활동으로 독도가 우리땅임을 가슴속에 새겼다.
초등학생들은 ‘2050 지구에서 살아남기’를 주제로 학생들이 과거를 되돌아보고, 현재를 마주보며, 미래를 꿈꿔보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특히 여름캠프 때는 ‘명량’의 저자 서강석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전남 義를 배우는 특별한 시간도 가졌다.
김찬중 원장은 9개월여의 대장정을 회고하며 “전남독서인문학교와 함께한 경험으로 여러분은 더 성장하고 단단해질 것”이라며 “긍정적인 마인드로 어려움과 불편함을 특별했던 경험의 감사함으로, 돌려세울 수 있는 힘을 갖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대중 교육감은 논어의 위령공(衛靈公)편에 있는 ‘인무원려 필유근우(人無遠慮必有近憂)’이라는 문구를 인용해 덕담을 전했다.
“사람이 멀리 내다보는 사려가 부족하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생겨나게 마련이다”는 내용으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뤼순 형무소에 투옥됐을 당시 취조한 일본인 검찰관과 간수 등에게 써준 묵서로도 유명하다.
김 교육감은 전남의 학생들이 멀리 내다보고 큰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