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512g의 몸무게로 태어난 예찬이가 5개월간의 병원 생활을 마치고 3.68㎏의 몸무게로 건강하게 퇴원했다.
30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산모의 평균 임신 주수는 보통 40주인데 예찬이는 엄마 뱃속에서 22주 5일 만에 세상으로 나왔다. 결혼 후 수년 만에 어렵게 생긴 첫 아기였다. 생존율이 30% 정도였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료진의 말에 희망을 걸었다.
임신 후 특별한 증상이 없었음에도 갑작스러운 조산으로 태어난 예찬이는 입원 초기에 융모양막염, 진균, 녹농균 감염으로 혈압조차 측정하기 어려웠다. 면역이 약해 온몸의 피부는 다 벗겨져 있었다. 출생 초기부터 폐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아 폐에 구멍이 생겨 공기가 새면서 가슴 안에 공기가 차는 기흉이 발생해 응급 흉강천자 시술도 필요했다. 폐동맥 고혈압, 동맥관 개존증 등 몇 차례의 고비를 넘겼고, 눈의 망막혈관이 잘 발달되지 않아 생기는 미숙아 망막병증 수술까지 무사히 마쳤다.
예찬이 엄마는 유축한 모유를 예찬이의 입안에 적시는 것으로 수유를 시작했다. 이후 삽입된 위관을 통해 스스로 모유를 빨아먹을 수 있도록 했고, 시간이 흘러 작은 젖병을 가득 채운 100㎖의 모유를 한 번에 비울 수 있게 됐다.
예찬이 엄마는 “병실 면회 시간 때마다 의료진들이 아기 상태에 대해 설명해줬고 힘이 나는 좋은 이야기도 해줬다”며 “특히 신생아 중환자실 간호사들이 입원한 아기들을 사랑으로 돌봐준 덕분에 안심이 됐다. 예찬이 백일 축하도 병실에서 챙겨주고, 너무 예뻐해 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근 만혼으로 인한 고령 임신, 난임 시술이 늘면서 미숙아 출산이 증가하고 있다. 임신 37주가 되기 전 태어난 아기를 미숙아 또는 이른둥이라 하는데, 출생 체중이 1㎏ 미만인 초극소 미숙아도 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예찬이처럼 성인 손바닥 크기 정도의 초극소 미숙아 중에서도 임신 주수 22~23주에 태어난 400~500g의 이른둥이를 치료하고 있다. 지난 9월엔 세계적으로도 드문 다섯 쌍둥이 분만을 성공한 바 있다.
윤영아 신생아중환자실장은 “아기는 엄마 뱃속에서 만삭까지 머물며 모든 장기들이 성숙해야 하는데 불가피하게 일찍 태어난 미숙아는 뇌출혈, 호흡곤란, 괴사성 장염 등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위험에 노출돼 있어 늘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돌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기들에게 어떤 게 최선인지 서로 인지하는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 간호팀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이들과 손발을 맞춰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