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국수력원자력 주축의 ‘팀코리아’의 본진을 살펴보기 위해 체코 전력당국이 내달 방한한다. 이들은 내년 3월 최종 계약을 위한 협상 절차에 나설 전망이다.
수주전에서 탈락한 프랑스전력공사(EDF)와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진정에 따라 체코 반독점당국이 최종 계약 체결을 일시 보류하도록 했지만, 체코 전력당국이 당초 계획한 내년 3월까지의 최종 계약 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두코바니 원전 2기 건설 사업 발주처인 체코전력공사(CEZ)의 자회사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EDUⅡ)는 내달 10일께 원전 각 세부 분야 전문가들이 포함된 60여 명의 대규모 대표단을 한국에 보내 한수원 측과 세부 협상을 진행한다. 대표단에는 발주사 대표뿐 아니라 모회사인 CEZ의 고위 인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체코 정부는 앞서 팀코리아를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하면서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비가 4000억코루나(약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실제 최종 계약액은 발주사와 한수원 측 사이의 세부 협상을 통해 구체적으로 정해지는데, 이번 방한 역시 이러한 과정의 일환이다.
이번 방한 기간 동안 체코 발주사 대표단은 새울원자력본부를 방문해 최신 한국형 원전 운영 및 건설 현장 시찰도 진행할 예정이다. 새울원자력본부가 운영하고 있는 새울 1호기와 2호기에는 최신 한국형 원자로인 APR-1400이 장착돼 있다. 또, 같은 노형의 새울 3호기와 4호기가 건설 중이기도 하다. 체코 당국 입장에선 자국이 도입을 검토 중인 원전의 건설부터 운영 단계까지 미리,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아울러 대표단은 원전의 핵심인 원자로, 터빈 등 주기기를 제작하는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사업장도 방문해 제작 역량을 직접 점검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체코 반독점당국의 최종 계약 보류 결정에도 체코 발주사가 대규모 대표단 파견을 예정한 것을 두고 체코 당국이 내년 3월 시한 내 계약 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팀코리아와의 경쟁에서 탈락한 프랑스전력공사(EDF)와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체코 정부의 결정에 불복해 체코 반독점당국에 진정을 제기한 상태다. 이로 인해 체코 반독점당국은 진정 접수에 따라 최종 계약 체결을 일시 보류 조치했다. 진정 심사 기간은 통상 60~90일 사이로 알려져 있다.
다만 국내 업계에선 이러한 조치가 이의 제기에 따른 표준적 절차인 데다, 최종 계약 체결 자체만을 보류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 계약 협상 추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진정 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본 계약 체결을 금지하는 것일 뿐 협상은 지속해서 진행되고 있다”면서 “진정 심사 기간 대비 최종 계약 체결 목표(내년 3월)에 여유가 있고, 반독점당국에서도 ‘진정서가 접수됐으니 살펴보겠다’ 정도의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