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맥주, 와인 제치고 마트 매출 1위 되찾아…‘고물가’ 여파

국산맥주, 와인 제치고 마트 매출 1위 되찾아…‘고물가’ 여파

기사승인 2024-11-11 10:08:28
서울에 위치한 한 롯데마트에 990원에 할인 판매하는 맥주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고물가·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국산맥주가 와인에 빼앗긴 대형마트 주류 판매 1위 자리를 되찾을 것으로 예측된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마트가 올해 1월부터 지난 6일까지 주류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국산맥주 매출 비중이 25.0%로 와인(22.3%)을 따돌리고 가장 높았다. 지난해 와인(23.9%)이 국산맥주(23.5%)를 꺾고 1위를 차지했었지만, 1년 만에 국산맥주가 다시 순위를 탈환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와인 매출 비중은 1.7%p(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국산맥주는 1.5%p 높아졌다. 국산맥주와 와인에 이어 위스키를 포함한 양주가 전체 매출의 16.6%, 소주 16.3%, 수입맥주 13.4% 등의 비중을 각각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국산맥주의 인기가 고물가로 인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가 상승이 이어지며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흐름이 두드러지면서 주류에서도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국산맥주가 강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집에서 가볍게 술을 마시는 추세가 자리 잡으면서 상대적으로 도수가 낮은 주류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도 맥주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반대로 코로나19 기간 자리잡은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등의 문화로 젊은 층에서 가장 각광받는 주류였던 와인은 인기가 시들해진 모양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와인 수입량은 2021년 7만6575톤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7만1020톤, 지난해 5만6542톤으로 2년 연속 줄었다. 올해 상반기(1∼6월)도 2만4460톤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1.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건강하게 즐기는 ‘헬시플레저’ 트렌드도 주류에 스며들어 ‘비알코올’ 맥주 수요가 늘어난 것도 요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지난 6일까지 이마트의 비알코올 맥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늘었다. 비알콜 맥주의 매출 비중도 지난해 0.7%에서 0.8%로 높아졌다. 주류 순위로 보면 국산맥주, 와인, 양주, 소주, 수입맥주, 전통주에 이어 여섯 번째다.

롯데마트에서도 올해 1∼10월 비알코올 맥주 매출이 지난해보다 40% 늘어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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