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5일 (2)
아이폰 잘 팔려야 웃는 삼성·LG…中 추격에 ‘애플 공급망’ 시험대

아이폰 잘 팔려야 웃는 삼성·LG…中 추격에 ‘애플 공급망’ 시험대

승인 2026-08-17 06: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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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본사 전경. AP 연합뉴스
애플 본사 전경. AP 연합뉴스
국내 전자부품 업계의 ‘애플 의존’이 시험대에 올랐다. 애플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아이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가격 인하를 요구하면서다. 애플이라는 대형 고객을 확보한 것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지만, 중국 업체들의 기술 추격으로 공급사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국내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의 매출액 가운데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4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애플의 핵심 부품 공급사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올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 18프로와 프로맥스, 아이패드 미니, 폴더블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을 맡는다.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의 카메라 모듈, 기판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 14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최대 고객사 매출은 6조867억원으로,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 11조1461억원의 54.6%를 차지했다. 고객사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최대 고객사를 애플로 추정하고 있다.

LG이노텍 역시 애플로 예상되는 최대 고객사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LG이노텍이 14일 공개한 반기보고서에는 올해 상반기 광학솔루션·패키지솔루션 사업의 단일 고객사 매출은 8조8415억원으로 전체 매출(11조620억원)의 79.9%에 달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고객사별 매출을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의 2026 지속가능경영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의 미주 지역 매출은 13조7788억원으로 전체 매출 29조7106억원의 46.4%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미주 매출 상당 부분이 애플 관련 사업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주 매출 전체를 애플 매출 비중으로 단정하긴 어렵다.

Chat GPT 생성 이미지. 김은빈 기자
Chat GPT 생성 이미지. 김은빈 기자
문제는 특정 대형 고객사의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가 가격 협상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애플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스마트폰 제조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에 OLED 패널 가격 인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7 프로맥스의 패널 가격이 약 110~120달러 수준이었다면, 올해는 36%가량 낮은 70달러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관측된다. 가격 협상 과정에서 공급 가격이 66.5달러 수준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애플은 단가를 낮추는 대신 발주 물량을 30~40% 늘려 공급사의 부담을 보전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물량 증가만으로 가격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애플 공급망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중국 BOE는 아이폰 프로용 OLED 공급 경험을 확보하며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을 뒤쫓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엔드 스마트폰용 LTPO(저온 다결정산화물) OLED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전년 대비 10%p이상 증가했다. 다만 아직 양산 인증 단계는 미치지 못해 실제 공급 여부는 연말쯤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모듈 분야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중국 코웰전자가 애플 카메라모듈 공급망에 진입하면서 LG이노텍과의 경쟁을 확대하고 있다. 애플이 공급사를 늘릴 경우 기존 공급사들의 물량이 분산될 수 있다. 공급사간 경쟁을 활용한 애플의 가격 협상력도 더욱 커질 수 있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본격화하면 국내 업체들은 기존 애플 공급 물량을 지키는 동시에 수익성까지 방어해야 한다. 이에 고객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려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게이밍 모니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용 제품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생산거점을 이원화해 대응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범용 제품은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기술 차별화가 필요한 고부가 제품은 구미에서 생산하는 전략이다. 또한 신사업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LG가 지난 13일(현지 시간) 엔비디아와 휴머노이드로 대표되는 ‘피지컬 AI’ 개발을 위한 협력을 맺은 가운데 LG이노텍은 센서 개발에 참여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기존 공급사라는 지위만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기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며 “애플 물량을 유지하는 동시에 기술 차별화와 고객 다변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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