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4일 (1)
13년 만에 첫 흑자 낸 롯데베르살리스…신동빈 ‘고부가 승부수’ 빛 보나

13년 만에 첫 흑자 낸 롯데베르살리스…신동빈 ‘고부가 승부수’ 빛 보나

승인 2026-08-24 16: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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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의 아픈 손가락 중 하나인 합성고무 사업 합작법인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이하 롯데베르살리스)가 출범 13년 만에 첫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누적 결손금과 높은 부채비율 등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히 많지만,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 중심의 현재 업황을 고려하면 희망도 봤다는 평가다.
 
24일 석유화학업계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베르살리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3500억원,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024년) 대비 매출액(2933억원)은 19.3% 증가, 영업이익은 전년 -247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롯데베르살리스가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3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개시한 2018년, 초기 고정비 부담에 따라 8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9년 850억원 △2020년 724억원 △2021년 224억원 △2022년 156억원 △2023년 3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왔다.
 
롯데베르살리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스페셜티 전환을 강조함에 따라 이탈리아 최대 석유화학기업인 베르살리스(Versalis S.p.A)와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롯데케미칼이 지분 50%에 1주를 추가로 보유하고 있다.
 
주요 제품은 친환경·고성능 타이어의 핵심 소재인 솔루션 스티렌부타디엔고무(SSBR)를 비롯해 폴리부타디엔고무(PBR), 에틸렌프로필렌고무(EPDM) 등 고기능성 합성고무다.
 
상업 생산 개시 이후 매출액은 조금씩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수요 위축, 합성고무 시황 둔화, 원가 부담 상승 등 악재를 거듭하며 적자를 면치 못했다.
 
적자가 누적되는 동안 모기업의 자금 지원도 계속됐다. 가장 최근인 지난 2월에는 롯데케미칼이 베르살리스와 절반씩 부담해 총 6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기존 시설투자를 위해 빌린 자금의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양대 모기업이 자금을 수혈한 것이다. 이로써 롯데케미칼의 롯데베르살리스에 대한 누적 출자 총액은 4259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롯데케미칼 역시 구조조정 및 재무구조 개선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자회사 모두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첫 영업흑자를 기록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 네스터에 따르면, 친환경 및 고내구성 타이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타이어 시장 규모는 오는 2035년 517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214억7000만달러에 비해 10년 새 두 배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에서도 NCC(나프타분해설비) 등 기초화학 부문 대신 스페셜티 전환이 가속하고 있다. 스페셜티 중심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며 불황 속에서도 올 2분기 영업이익(3390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419.7% 증가한 금호석유화학이 대표적 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간 3만5000톤 규모의 SSBR 증설을 완료하고 올 1분기부터 상업 가동에 돌입했다.
 
이탈리아 석유화학산업이 스페셜티 전환에 긍정적인 점도 합작법인인 롯데베르살리스의 미래 방향성 확립에 기여하는 부분이다. 이탈리아 베르살리스의 모기업인 Eni는 2024년 10월, 베르살리스의 전환·탈탄소·재도약 계획을 발표하고 2029년까지 약 20억 유로를 투자해 특수화학, 바이오화학, 순환화학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다만 롯데베르살리스 자체가 해소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당기순손실은 전년(366억원) 대비 크게 감소한 55억원이지만 여전히 손실 단계인 상황이며, 지난해 누적 결손금은 전년(5997억원) 대비 소폭 증가한 6045억원으로 높은 수준이다. 부채비율도 몇 년 전과 비교하면 많이 줄였으나 올 상반기 기준 154.57%로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산업 전반에 걸쳐 스페셜티 전환이 이뤄지고 있고 고부가 소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합작법인과 관련된 업황 자체는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롯데케미칼이 롯데첨단소재, 롯데정밀화학 등에서 체질 개선의 효과를 확인한 만큼, 그간 누적된 적자에 따른 재무 개선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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