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4일 (5)
최신 당뇨약 나왔지만 보험 문턱은 15년 전…엇박자 난 치료 [15년 전 당뇨①]

최신 당뇨약 나왔지만 보험 문턱은 15년 전…엇박자 난 치료 [15년 전 당뇨①]

‘메트포르민 우선’ 15년 된 급여 기준 전면 개편 추진
오젬픽만 별도 조건…같은 계열 치료제 간 격차 우려
“오남용 막되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는 보장해야”

승인 2026-08-13 06: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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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당뇨약 나왔지만 보험 문턱은 15년 전…엇박자 난 치료 [15년 전 당뇨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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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사 읽기 정보
분량 약 4분
취재방법 당사자 인터뷰, 전문가 인터뷰, 법·제도 분석
주제 당뇨병 치료의 최신 지침과 급여 기준이 어긋나 환자 맞춤 치료가 막히고 있습니다.
주의사항 급여 기준 개정 여부와 세부 고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아 실제 적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관전포인트 일반원칙 개정과 별도고시 손질이 함께 이뤄지는지, 환자 접근성 차이를 중심으로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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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자료사진.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쿠키뉴스 자료사진.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당뇨병 치료의 목표가 달라졌다. 과거에는 혈당을 낮추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심장과 콩팥을 보호하고 합병증과 사망 위험까지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다양한 최신 치료제도 등장했다.

하지만 건강보험 급여 기준은 여전히 15년 전 치료 방식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정 약을 먼저 사용해야만 다음 치료에 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어 환자의 질환과 건강 상태에 맞는 약을 선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12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국내 당뇨병 치료제의 보험 적용 기준인 ‘당뇨병용제 일반원칙’을 전면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에 적용되는 별도 급여 기준까지 함께 개정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당뇨병용제 일반원칙은 2011년 마련됐다. 당시 국내외 진료지침은 ‘메트포르민’을 2형 당뇨병의 첫 치료제로 권고했다. 이에 정부는 메트포르민을 우선 사용하도록 급여 기준을 설계했다. 의료현장의 처방 방식에 맞추면서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줄이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이후 당뇨병 치료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혈당을 낮추면서 체중 감량을 돕는 ‘GLP-1 수용체 작용제’와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출하는 ‘SGLT-2 억제제’가 등장했다. 이들 약물은 일부 환자에서 심혈관·신장질환 위험을 줄이는 효과도 확인돼 국내외 진료지침의 주요 치료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모든 환자에게 메트포르민을 먼저 사용하도록 요구하기보다 동반 질환과 저혈당 위험, 체중,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해 첫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메트포르민 우선 기준 없애나…오젬픽은 별도 규제

현재 논의되는 개정안에는 메트포르민을 첫 치료제로 우선 사용하도록 한 기준을 완화하거나 삭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SGLT-2 억제제나 DPP-4 억제제 등 다른 계열의 약도 먼저 선택하고, 서로 다른 계열의 치료제를 보다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도록 급여 범위를 넓히는 방향이다.

심혈관질환이나 만성콩팥병이 있는 환자는 관련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확인된 SGLT-2 억제제나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우선 고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문제는 오젬픽이다. 지난 2월 건강보험에 등재된 오젬픽은 당뇨병용제 일반원칙과 별도로 마련된 세부 급여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

현재 오젬픽에 보험을 적용받으려면 원칙적으로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 계열 약물을 2~4개월 이상 함께 사용했는데도 당화혈색소가 충분히 낮아지지 않는 등 정해진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최초 처방 때는 과거 약물 사용 이력과 당화혈색소, 체질량지수(BMI) 등의 자료도 제출해야 한다.

치료를 이어가는 동안에도 3개월마다 검사 결과를 확인해야 하며, 한 번에 처방할 수 있는 기간에도 제한이 있다.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고 환자가 약값을 모두 부담하는 처방도 제한된다.

이러한 별도 기준은 오젬픽과 성분이 같은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체중 감량 목적으로 널리 처방되는 상황에서 오남용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이미 2형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환자에게 과거 투약 이력과 검사 결과를 반복해서 요구하고,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비급여 처방까지 제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뇨병용제 일반원칙에서 메트포르민 우선 사용 기준을 없애더라도 오젬픽 별도 고시에 같은 조건이 남으면 급여 기준끼리 충돌할 수 있다. 같은 GLP-1 수용체 작용제라도 어떤 제품을 처방하느냐에 따라 환자가 충족해야 할 조건과 의료진의 행정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보험 기준 때문에 필요한 치료 포기해선 안 돼”

전문가들은 당뇨병 치료제의 가격만 볼 것이 아니라 합병증 예방과 입원 감소 등 장기적인 효과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GLP-1 수용체 작용제와 SGLT-2 억제제는 단순히 혈당만 낮추는 약이 아니다”며 “여러 장기를 보호하고 사망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확인되면서 당뇨병 진료지침에서도 적극적인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원칙을 개정한다면 특정 약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제한하기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서로 다른 계열의 약을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쿠키뉴스 자료사진.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환자가 가장 먼저 부딪히는 장벽은 치료비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면 매달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해 효과를 보고도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가 발생한다.

박철영 대한당뇨병학회 홍보이사(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한 환자는 치료를 통해 단백뇨가 크게 줄고 콩팥 기능도 안정됐지만, 직장을 그만두면서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약을 중단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고 전했다.

이어 “정작 약이 필요한 환자는 부작용이나 비용을 걱정해 쓰지 못하고, 사용해서는 안 되는 사람은 임의로 사용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치료 접근성과 안전한 사용을 함께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복잡한 증빙 절차는 의료진의 처방도 위축시킨다. 급여 기준을 벗어난 처방으로 판단되면 지급된 진료비가 삭감되고 그 부담이 의료기관에 돌아갈 수 있어서다.

김 교수는 “당화혈색소와 체질량지수 등 환자의 투여 자료를 심평원에 제출하도록 하면 의료진은 삭감 가능성을 먼저 걱정하게 된다”며 “환자를 위해 고가의 약을 처방했다가 비용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으니 결국 약을 쓰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남용 방지책이 필요한 것과 당뇨병 환자의 치료를 제한하는 문제는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교수는 “GLP-1 수용체 작용제는 비만하지 않은 당뇨병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약”이라며 “당뇨병이 없는 사람의 체중 감량 목적 오남용을 막을 장치는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당뇨병 환자의 정당한 치료 접근성까지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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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현 기자
보건복지, 제약바이오 이슈를 쉽고 균형 있게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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