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4일 (1)
[쿠키과학] ‘항암제 효과 투여 전 예측’… KAIST, 환자 뇌종양 본뜬 칩 개발

[쿠키과학] ‘항암제 효과 투여 전 예측’… KAIST, 환자 뇌종양 본뜬 칩 개발

환자 종양세포와 혈액-뇌종양 장벽 칩으로 재현
종양세포 확보 후 2주 내 칩 제작·약물 평가
혈관 투과성, 종양세포 약물 민감도 함께 분석

승인 2026-08-18 15:00:18
Google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관심 있는 쿠키뉴스 기사를 Google 검색에서 더 쉽게 만나보세요.
AI 생성 이미지. KAIST
AI 생성 이미지. KAIST

KAIST가 뇌종양과 주변 혈관 환경을 작은 칩에 재현해 항암제 효과를 투여 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KAIST 기계공학과 안송이 교수팀은 안중호 성균관대 교수팀, 임재준 분당차병원 교수, 강윤정 차의과학대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교모세포종 환자별 치료 반응을 평가하는 ‘혈액-뇌종양 장벽(BBTB) 칩’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교모세포종은 암세포가 정상 뇌조직으로 빠르게 파고드는 악성 뇌종양으로, 환자마다 암의 특성과 치료 반응이 다르고 수술로 종양을 제거한 후에도 경계 부위에 남은 암세포가 재발을 일으킬 수 있어 치료가 어렵다.

뇌혈관에는 혈액 속 유해 물질이 뇌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혈액-뇌 장벽(BBB)이 있다.

뇌혈관 내피세포가 빈틈없이 맞물려 물질의 이동을 차단하고, 일부 물질이 세포 안으로 들어와도 배출 단백질이 다시 혈액으로 밀어낸다.

이 장벽은 뇌를 보호하지만 항암제가 종양에 도달하는 과정도 가로막는다.

종양 중심부에서는 혈관이 무너지면서 약물이 비교적 쉽게 침투하지만, 암세포가 정상 조직으로 번지는 경계에서는 장벽이 상당 부분 남아 있다.

교모세포종 주변에서 변형된 혈관 구조인 혈액-뇌종양 장벽은 환자마다 상태와 약물 투과성이 달라 같은 항암제를 사용해도 치료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그동안 치료는 종양 유전자와 생체표지자 등을 분석해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것으로, 약물이 종양에 얼마나 도달하는지나 종양과 주변 세포가 약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확실히 알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항암제의 이동 경로인 혈관장벽과 환자 종양을 하나의 미세유체 칩에 함께 구현했다.

연구팀은 칩을 위아래 두 층으로 만들어 위쪽 혈관 통로에는 사람의 뇌혈관 내피세포를 배양하고, 아래쪽 조직 통로에는 정상 별아교세포와 환자에게서 얻은 교모세포종 세포를 넣었다.

두 층 사이에는 미세한 구멍이 있는 막을 배치해 실제 뇌혈관과 뇌조직의 경계를 본떴다.



미세유체 혈액-뇌종양 장벽 칩을 이용한 환자맞춤형 약물 평가. 왼쪽 상단의 그림은 교모세포종 경계를 재현한 미세유체 칩의 구조로, 위쪽 혈관 채널의 뇌혈관 내피세포(HBMEC)와 아래쪽 조직 채널의 별아교세포·환자 유래 교모세포종 세포가 함께 배양된 모습을 보여준다. 왼쪽 하단의 형광 이미지는 건강한 혈액-뇌 장벽(BBB)과 혈액-뇌종양 장벽(BBTB)의 차이를 보여주며, 그래프들은 환자별 혈액-뇌종양 장벽(BBTB-A·B·C)의 장벽 투과도·유전자 발현량·전기저항·항암제 반응 차이를 비교한 것이다. 오른쪽은 동일한 유전적 특징을 가진 세 환자의 MRI와 칩에서 평가한 장벽 기능·약물 반응성, 그리고 실제 생존 경과(PFS·PPS)를 제시해, 칩 결과가 환자의 실제 임상 경과와 잘 일치함을 보여준다. KAIST
미세유체 혈액-뇌종양 장벽 칩을 이용한 환자맞춤형 약물 평가. 왼쪽 상단의 그림은 교모세포종 경계를 재현한 미세유체 칩의 구조로, 위쪽 혈관 채널의 뇌혈관 내피세포(HBMEC)와 아래쪽 조직 채널의 별아교세포·환자 유래 교모세포종 세포가 함께 배양된 모습을 보여준다. 왼쪽 하단의 형광 이미지는 건강한 혈액-뇌 장벽(BBB)과 혈액-뇌종양 장벽(BBTB)의 차이를 보여주며, 그래프들은 환자별 혈액-뇌종양 장벽(BBTB-A·B·C)의 장벽 투과도·유전자 발현량·전기저항·항암제 반응 차이를 비교한 것이다. 오른쪽은 동일한 유전적 특징을 가진 세 환자의 MRI와 칩에서 평가한 장벽 기능·약물 반응성, 그리고 실제 생존 경과(PFS·PPS)를 제시해, 칩 결과가 환자의 실제 임상 경과와 잘 일치함을 보여준다. KAIST
연구팀은 혈관을 감싸는 혈관주위세포와 뇌의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도 추가했다.

이를 통해 모두 5종의 세포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뇌종양 주변 환경을 칩 안에 재현했다.

칩에는 별아교세포가 손상에 반응해 형태와 기능을 바꾸는 ‘반응성 신경교증’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교모세포종 환자 3명의 세포로 서로 다른 칩을 제작했다.

세 환자는 항암제 반응과 관련된 ‘MGMT 프로모터 메틸화’라는 공통된 유전적 특징을 갖는다.

그러나 칩에서 측정한 혈관 투과도와 전기저항, 면역 신호는 환자별 차이가 나타났다.

혈관장벽의 전기저항은 세포 사이가 얼마나 촘촘하게 연결됐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저항이 높을수록 물질이 장벽을 통과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각 칩에 교모세포종 표준 항암제인 테모졸로마이드(TMZ)와 표적치료제 베바시주맙(BEV)을 투여했다.

테모졸로마이드는 암세포의 유전물질을 손상시키고, 베바시주맙은 종양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혈관의 생성을 억제한다.

실험 결과 두 치료제에 대한 반응은 환자마다 달랐다.

혈관장벽이 많이 손상돼 약물이 쉽게 통과한다고 해서 치료 효과가 반드시 높아지지는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혈관장벽의 투과성과 함께 종양세포 자체의 약물 민감도가 치료 결과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세 환자의 칩에서 나타난 장벽 특성과 약물 반응은 실제 환자의 종양 진행과 치료 후 생존 경과와도 밀접하게 일치했다.

연구팀은 유전적 특징이 비슷한 환자도 종양 주변 환경에 따라 치료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 기술은 환자에게서 종양세포를 확보한 뒤 약 2주 안에 칩 제작과 약물 실험을 마칠 수 있다.

교모세포종 치료를 일반적으로 수술 후 4∼6주 안에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치료제를 선택하기 전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다.


AI생성 이미지. KAIST
AI생성 이미지. KAIST

아울러 교모세포종뿐 아니라 폐암이나 유방암에서 시작된 뇌전이 암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안 교수는 “환자 유래 종양세포와 혈액-뇌종양 장벽을 함께 구현해 개인마다 다른 치료 반응을 실제에 가깝게 살펴볼 수 있는 플랫폼을 제시했다”며 “환자 규모를 확대해 맞춤형 치료 전략과 뇌종양 신약의 전임상 평가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기계공학과 류민수 박사과정과 성균관대 이가은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지난 6월 국제학술지 ‘스몰(Small)’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명: Human Blood-Brain Tumor Barrier on a Chip to Investigate Personalized Treatment for Glioblastoma Patients)


(위 왼쪽부터) 성균관대 이가은 박사과정, 안중호 교수, 분당차병원 임재준 교수, 차의과학대 강윤정교수, (아래 왼쪽부터))KAIST 류민수 박사과정, 강나영 석사과정, 정진우 박사과정, 안송이 교수. KAIST
(위 왼쪽부터) 성균관대 이가은 박사과정, 안중호 교수, 분당차병원 임재준 교수, 차의과학대 강윤정교수, (아래 왼쪽부터))KAIST 류민수 박사과정, 강나영 석사과정, 정진우 박사과정, 안송이 교수. KAIST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신속하고 정확한 기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오리지널

전체보기

쿠키피드

전체보기

슥- 넘겨 보는 세상 이야기, 기자의 솔직한 코멘터리까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