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3일 (0)
日 명장 마나베의 IBK 혁신 프로젝트 [쿠키인터뷰]

日 명장 마나베의 IBK 혁신 프로젝트 [쿠키인터뷰]

마나베 IBK기업은행 신임 감독 인터뷰
‘데이터 배구’ 추구…“숫자는 거짓말하지 않아”

승인 2026-08-23 06: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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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베 마사요시 감독. 김영건 기자
마나베 마사요시 감독. 김영건 기자
“똑같은 것을 반복해서는 결과를 바꿀 수 없습니다.”

프로배구 여자부 IBK기업은행의 지휘봉을 잡은 마나베 마사요시 감독이 ‘혁신’을 예고했다. 세계 무대에서 성과를 냈던 자신의 ‘데이터 배구’를 V리그에 이식해 오랜 침체에 빠진 IBK기업은행을 다시 정상으로 올려놓겠다는 각오다.

마나베 감독은 일본 여자배구를 대표하는 명장이다. 일본 대표팀을 이끌고 2010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따낸 데 이어 2012 런던 올림픽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본 여자배구가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건 1984 LA 올림픽 이후 28년 만이었다. 이후 대표팀으로 돌아와서는 2024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준우승을 일궈냈다.

세계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마나베 감독은 새로운 도전지로 한국을 택했다. 지난 12일 경기도 용인 기흥구 IBK기업은행 연수원에서 쿠키뉴스와 만난 그는 “일본 대표팀 감독으로 총 11년 동안 활동했고 이후 IBK기업은행의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는 고민도 있었다”면서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마나베 감독의 상징은 ‘데이터’다. 일본 대표팀 시절 코트 옆에서 아이패드를 들고 실시간으로 각종 수치를 확인하는 모습으로 유명했다. 상대 공격 패턴과 수비 위치 등을 분석하고 이를 경기 운영에 적극 활용했다. 아이패드는 일본에서 ‘마나베=데이터’라는 이미지를 만들 정도로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마나베 감독은 “체육관에 와서 바로 무언가를 시키는 스타일은 아니다. 먼저 회의하고 자료를 만들어 선수들에게 보여주면서 설명한다”며 “이해한 뒤 체육관에서 직접 움직이며 적용하는 단계를 밟는다”고 말했다. 이어 “플레이의 결과를 수치로 표현해 보여준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선수들도 자신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성장하기 위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IBK기업은행은 2016~2017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흥국생명을 3-1로 제압하고 정상에 오른 뒤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20~2021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을 끝으로 최근 5시즌 연속 봄 배구 무대에도 서지 못했다. 지난 2025~2026시즌 역시 정규리그 5위로 시즌을 마쳤다.

마나베 감독은 “IBK기업은행의 역사를 살펴보니 오랜 기간 우승하지 못했고 최근 몇 년 동안 봄 배구에도 진출하지 못했다”며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혁신”이라고 힘줘 말했다.

선수들과 우승이라는 목표도 세웠다. 마나베 감독은 “나 혼자 정한 목표가 아니다. 선수 전원과 이야기하고 합의해서 정했다”며 “10년 만의 우승이 목표다. 새로운 목표를 내건 이상 똑같은 것을 반복해서는 결과를 낼 수 없다. 전술적으로도, 데이터 배구에서도 선수들이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그에게 데이터는 결국 선수를 움직이기 위한 도구다. 감독의 역할을 ‘모티베이터(Motivator)’라고 표현한 마나베 감독은 “배구를 하는 주체는 결국 선수다. 감독은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의 동기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새로운 것에 계속 도전하는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세터 출신인 마나베 감독에게 IBK기업은행의 오랜 고민거리로 지적된 세터진에 대해 묻자, 그는 “모두가 IBK기업은행의 세터가 문제라고 이야기하다 보니 세터 3명이 많이 위축되고 부담도 느끼고 있다”며 “배구는 협력하는 운동이다. 처음 볼을 받는 선수가 실수하면 세터가 도와주고, 이후에는 공격수가 도와줘야 한다”고 자신의 지론을 밝혔다. 그러면서 “좋은 세터는 공격수가 때리기 좋은 공을 올려줄 수 있어야 하고, 수비 능력과 상황 판단력도 중요하다”면서도 “결국 공격수가 마지막에 결정해주는 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새 시즌 공격진에 변화도 생겼다. 지난 시즌 898점을 올리며 여자부 득점 3위에 오른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과 동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 국가대표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오사나이 미와코(등록명 미와)가 아시아쿼터로 가세했다. 미와는 지난 시즌 일본 SV리그에서 44경기 695점을 기록해 득점 8위, 일본 선수 중 1위에 올랐다.

마나베 감독은 빅토리아에 대해 “지난 시즌 스파이크 시도 횟수만 봐도 1000개가 넘는다. 굉장히 많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터프한 선수”라고 짚었다. 미와를 향해서도 “일본 대표팀에서 수년 동안 함께했고 지난 시즌 모든 경기를 부상 없이 소화했다. 체력과 기술적인 면에서 기대가 크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마나베 감독. 끝으로 그는 지도자 인생에서 가장 뿌듯한 성과로 ‘IBK기업은행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언급하며 “뒤는 돌아보지 않는다. 앞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새 시즌 선전을 다짐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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