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우리 몸속에 이식하는 초소형 의료기기부터 건강검진에 사용되는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 암환자를 위한 PET-CT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의료기기가 일상생활속에서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고 있다. 또 정보통신기술(IT)과 바이오기술 등이 결합된 첨단 의료기기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본지는 생활속 첨단 의료기기들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살피고, 인류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의료기기 발전상을 가늠해 보기 위해 ‘진화하는 의료기기’ 기획 연재를 마련한다.
[쿠키 건강] 심부전은 환자의 심장 구조나 기능상 이상으로 심장의 수축과 이완이 원활해지지 않으면서 혈액이 적절하게 용출돼 체내에 공급되지 않은 증상이다. 만성 심부전 가운데 심실 수축시 부조화가 있는 경우 전류자극을 통해 심장기능을 보조하는 이식형 의료기기인 ‘심장재동기화 치료기기(CRT-D)’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심장리듬과 관련된 질환 치료를 위한 이식형 의료기기에는 인공심장박동기(서맥, 느린맥), 제세동기(빈맥, 빠른맥) 등이 있으며, 심장재동기화 치료기기는 심실 수축시 부조화 등 만성심부전 치료에 적용된다.
심장재동기화 치료기기(CRT-D)는 만성 심부전 환자의 체내에 삽입돼 전극선을 통해 심장에 전기자극을 전달하는 이식형 의료기기다. 좌심실 혹은 양쪽의 심실을 전극으로 자극해 심장의 혈액 용출량 등을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사망률을 낮추고 삶의 질을 높일 뿐 아니라 환자의 입원률을 낮춰준다,
일반적으로 항고혈압 제제나 혈관 확장제 등 적절한 약물치료로 개선이 되지 않는 중등도 이상의 질환을 가진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다.
본체는 아주 작은 크기의 컴퓨터와 배터리가 약 80그램 정도의 작은 티타늄 케이스 안에 든 형상을 하고 있다. 이 본체는 리드(lead)라고 하는 전극선을 통해 양쪽 심실에 연결되 심장 박동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적절하고 미세한 전기자극을 심장에 전달한다. CRT-D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데, 일반적인 방식 그리고 제세동기(ICD) 기능이 결합된 복합 심박조절기 방식이 있다.
하지만 몸속에 이식하는 CRT-D의 경우 기존에 출시된 제품들은 치료 반응률이 충분히 높지 않거나, 체적과 모양 때문에 이식환자가 불편을 느끼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러한 환자의 불편을 줄이고 치료 반응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된 제품이 메드트로닉의 심장재동기화 치료기기 ‘비바(Viva)’이다. 이 제품은 개선된 알고리즘과 디자인을 통해 기존 제품의 단점들을 개선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바’…치료 반응률(response rate) 개선
기존 CRT-D의 경우 약 3분 1에 달하는 이식환자들이 해당 의료기기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여려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메드트로닉 관계자는 “지금까지 CRT와 관련해 진행된 임상결과들과 비교해 비바의 경우 이식 후 1년 시점에서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률을 21% 낮췄으며, 이를 통해 의료보험기관과 환자가 부담하는 의료비용을 절감해 주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치료 반응률 개선 효과는 비바가 개별 이식환자의 상황과 필요에 자체 적응해 정상 심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발됐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적용된 기술이 ‘어댑티브 씨알티(AdaptivCRT)’로 명명된 알고리즘이다. 이 알고리즘을 통해 심부전 환자의 CRT 치료에 대한 반응률이 다른 CRT 관련 임상시험에서보다 12%나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얇아진 두께와 유선형 디자인으로 몸속에 이식하더라도 환자가 느끼는 불편이 크게 줄었다. 기존 CRT-D 제품은 두께 때문에 환자의 쇄골 아래 피부 밑에 이식할 경우 그 모양이 도드라져 보이고 환자가 느끼는 이물감과 불편이 컸다.
차세대 제품인 비바의 경우 이식한 환자에게 최대한 편안함을 제공하기 위해 직선이 아닌 ‘커브형 디자인(Physio Curve)’ 을 업계 최초로 적용해 피부에 가해지는 압박을 30% 가량 줄였다.
특히 비바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차세대 충격 감소 알고리즘’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스마트쇼크 2.0(SmartShock™ 2.0)’은 우리 심장이 만들어내는 위험한 박동과 그렇지 않은 박동의 차별 인식 능력을 강화한 차세대 충격 감소 알고리즘으로, 비바에 이 기술이 적용돼 제품을 이식한 첫 해에만 무려 98%에 달하는 환자들이 부적절한 전기충격으로 자유롭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비바는 기존 제품의 또 다른 단점이 배터리 수명을 크게 연장시켰다. 새로운 AdaptiveCRT 알고리즘 적용을 통해, 배터리 수명이 기존 제품보다 1년 이상 증가했다.
비바는 유럽 국제의약품경제성평가 연구회(ISPOR Europe)가 발표한 경제성 분석결과에 따르면 기존 방식 CRT기기에 비해 의료보험기관과 병원 입장에서 지불하는 의료비용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잭밋 싱(Jagmeet P. Singh) 미국 메사추세츠종합병원 박사는 “이 제품들은 환자의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키면서 불필요한 입원치료의 비용 부담을 덜어 줄 것”이라며 “환자의 피부에 가해지는 압박이 줄어들고 배터리 수명이 늘어남은 물론 보다 발전된 심장재동기화 알고리즘이 작용하는 것이 이들 제품의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