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정부가 내과에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 등으로 본질을 덮으려고 하고 있다. 혼자 개원한 대다수
내과의사들에게 운동처방사, 영양사 등의 채용은 어렵다. 자본의 힘을 더욱 강하게 하고 빈익빈부익부를 가중시킬 뿐이다.”
경기도 개원내과의사회는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정기학술대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앞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을 다짐했다.
현재 경기도 인구는 1200만명으로 서울시 1000만명에 비해 많다. 마찬가지로 경기도 내과의사가 1000명이 넘으면서 서울시 900여명보다 많은 수준이다. 해마다 내과의사 숫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환자수는 평균 1.9% 줄어들었다. 그만큼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신임 회장에 임명된 수원 박영부내과의원 박영부 원장은 “어려운 시기에 회장직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개원내과의사회를 보좌할 수 있도록 경기도 내과의사회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여력을 만들어가겠다”며 “개원의협의회, 의사협회 등에도 영역을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관철해 내과의사들의 권익 신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부에서 각종 새로운 사업 등으로 부족한 수가를 채워준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원격진료를 시행하기 위해 수가 인상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원격진료는 하면 안되고 수가는 원래대로 인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신임 회장은 “정부에서 현재 수가가 원가의 70% 이하라고 밝혔다면, 3년에 걸쳐 매년 청구액의 10%씩 올려주면 된다. 그 다음 해부터는 물가상승률에 맞춰 인상하면 된다”며 “일차의료를 살리겠다고 나오는 각종 제도는 그저 조삼모사일 뿐”이라고 성토했다.
노인환자 가산료도 주문했다. 박 회장은 “노인 환자 한 명이 오면 진료하고 나가기까지 10분이 넘을 때도 많다. 치매기가 있고 소통이 잘 되지 않는 환자들이 워낙 많기 때문”이라며 “젊은 환자와 비교하면 진료시간이 3~4배가 넘는 만큼, 영유아 가산료 처럼 노인환자 가산료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4월 중순까지 임기를 이어가는 최성호 회장(고양 성현내과 원장)은 “이대로 가다간 내과가 3~4년 뒤에 전반적인 위기가 올 것으로 본다. 그만큼 하향평준화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단일화된 조직인 내과의사회가 대외적으로 열심히 활동해 강한 의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내과가 아닌 전체 진료과에서 내과 환자를 진료하는 비율은 50%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순수하게 자신의 진료과만 보는 곳은 안과, 피부과, 영상의학과 등에 그친다는 것.
하지만 내과의사들에게 ‘당근’으로 제시된 일차의료 시범사업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소와 함께 운동처방, 영양처방을 내야 하지만, 혼자 개원한 의사가 아니라 여러명이 하는 병원에서만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내과의사들이 본연의 내시경을 얼마 하지 못하고 대형 검진센터에 빼앗긴 것도 마찬가지다.
최 회장은 “정부가 이상한 사업을 구상하는 자체가 기존의 일반적인 진료를 뒤엎는 것이기 때문에 빈익빈 부익부를 조장하는 것”이라며 “내과의사는 혼자 개원해 60명 가량의 환자를 진료하는 기준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진정으로 개원의를 도와줄 의향이 있다면 청구액에 5%, 10% 수가를 올려주면 된다”고 항변했다.
그는 또한 “전국민이 불필요한 원격진료를 위해 카메라 등의 새로운 장비를 사는 것도 말이 안된다. 그저 기업을 살리겠다는 논리는 결국 국민에게 손해를 가져온다. 진정한 정치가라면 국민을 위한 주장을 펼쳐야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임솔 기자 slim@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