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3대 비급여 폐지 앞두고 병원 동향 모니터링
[쿠키 건강] #A대학병원은 전년 대비 두자리수 성장을 기록하고 흑자경영을 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늘어나고 있는 환자수를 내심 자랑하고 싶었다. 다른 병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기에 충분했다. 비결에 대한 질문공세도 받았다. 그러나 연구과제로 보건복지부와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한 교수가 복지부 관계자로부터 “어제 뉴스를 봤다. 3대 비급여가 폐지되더라도 병원이 어렵지 않다는 반증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B대학병원은 전 병실을 1인실로 만들기로 했다. 상급병실료 차액을 받지 않고 복지부의 3대 비급여 폐지를 선제대응하기로 파격 결정한 것이다. 병원계 모두에게 놀라움을 일으킬 정도로 파급효과는 상당했다. 그런데 복지부 관계자로부터 “상급병실료 없어도 병원이 충분히 유지되는데, 병원들이 앓는 소리를 하고 있다”라는 지적을 들었다.
#C대학병원은 중환자실, 신생아집중치료실, 응급실 등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전면 개선했다. 어려운 시기지만, 외관이 아닌 환자를 위한 투자가 더욱 필요해야 하다고 내부 의견을 모을 수 있었다.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복지부가 직접 방문해 향후 중증질환 체계 구축에 자문을 받고 연구용역을 의뢰하겠다고 밝히고 돌아갔다.
이처럼 복지부가 대학병원들의 동향을 끊임없이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각 병원 관계자들이 병원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나 안내 이후 복지부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거나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후문이다.
복지부는 3대 비급여 단계적 폐지 정책 추진을 앞두고 병원의 상황을 탐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격의료, 의료법인 자회사 등의 정책을 추진하면서 청와대로부터 '여론에 스크래치를 내지 말라'는 주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3대 비급여 폐지로 국민들에게는 지금보다 더 저렴한 의료비라는 이득이 돌아갈 수 있지만, 병원계 여론에도 눈치를 살피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복지부 반응을 접한 병원 관계자들은 지금같은 일촉즉발 시기에 일부러라도 더 어렵다는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A병원 관계자는 “매출이 늘었거나 당장 흑자더라도 사업예비비를 마련하고 늘어난 인건비를 충당하면, 수익성은 떨어질 수 있다”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기 때문에 약간의 성장에 연연하지 말아야한다. 긴장하면서 추이를 지켜보고 어렵다는 하소연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B병원 관계자도 “아무런 적자 보존 대안도 없이 정부 정책을 선제대응한다는 홍보로 주목받을 필요없다. 자칫 지키지도 못할 공허한 약속만 하게 될 수도 있다"라며 "무리한 전략 발표나 강행은 주의하되, 다른 병원들과 공동의 목소리를 내고 3대 비급여 폐지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대로 오히려 정부를 선도하는 사례를 제시하거나 병원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만큼 마냥 손놓고 있을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C병원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환자안전과 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하는 병원이 더욱 잘할 수 있도록 정부가 힘을 실어줘야 한다. 자칫 병원이 하던 일을 복지부 공으로 돌리려 하고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일부 지원을 받으면서 복지부와 유기적인 관계를 가져갈 수 있다”고 해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임솔 기자 slim@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