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듀런트는 2008년 유럽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16만5000명 이상의 환자들에게 사용됐다. 복부 대동맥류로 치료받은 환자의 두 명 중 한 명 꼴로 이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이는 동종의 치료재료와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수치다.
엔듀런트의 임상 관련 최신 결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임상(IDE study)과 인게이지(이하 ENGAGE)로 명명된 국제 임상의 중간 발표에서 나왔다.
미국 허가 임상은 26개 임상 센터 1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했으며 ENGAGE 등록임상에 비해서도 엄격한 기준 하에 진행됐다. 그로 인해 환자의 17.8%는 엔듀런트 사용 기준을 넘는 심각한 상태에 있을 정도였다. 이 150명 환자에 대한 연구 결과와 함께, ENGAGE 연구 대상 환자 1263명 중 첫 500명에 대한 4년간의 추적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작년말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비바(VIVA)와 뉴욕의 비스(VEITH)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 허가 임상에서 150명 환자의 4년 추적 결과 99.2%의 환자에서 대동맥류로 인한 사망 사례가 없었고, 90%의 환자는 2차 시술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또한 98%의 환자의 대동맥류 낭(sac)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거나 4년 시점에서 5㎖ 이상 직경이 줄기도 했다. 혈액 누출 중 심각한 것으로 여겨지는 I형/III형 내부 누출(endoleak)이나 스텐트 그라프트의 이탈을 경험한 환자는 한 명도 없었다.
ENGAGE 연구에서 첫 500명 환자에 대한 4년 시점에서의 연구 결과도 환자 자격 기준 및 최초 상태 등 차이에도 불구하고 미국 임상의 경우와 매우 일치했다. 98.4%의 환자에서 대동맥류로 인한 사망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87.3%의 환자는 2차 시술이 필요하지 않았다.
ENGAGE 연구 대상 전체(126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3년 시점에서의 추적 관찰에서도 대동맥류로 인한 사망은 98.5%에서 발생하지 않았으며, 89.5%는 2차 시술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91%의 환자에서 대동맥류 낭의 크기가 안정적이거나 5밀리미터 이상 감소했다. I형/III형 내부누출은 1.5%의 환자에서 확인됐고, 스텐트 그라프트의 이탈은 전혀 없었다.
ENGAGE 연구에 참여 중인 김재규 전남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대동맥류로 인한 사망과 2차 시술, 그리고 낭 직경의 변화는 스텐트 그라프트의 가치를 평가하는 매우 중요한 세 가지 척도”라면서 “현재까지 엔듀런트는 우수한 내구성과 함께 다양한 환자 유형에서 꾸준한 결과를 보여 주고 있으며, 지속적인 장기 추적을 통해 환자가 누리는 실제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이도연 신촌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도 “미국 허가 임상과 ENGAGE 연구는 그 연구 디자인이 매우 까다롭고 가치가 높다”면서 “특히 ENGAGE의 경우 최대 10년간 추적연구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 연구가 끝나면 학계는 단일 스텐트 그라프트 제품과 관련하여 최장기 데이터를 볼 수 있을 것이므로 기대가 크다”고 평가했다.
스텐트 그라프트는 대동맥 내 질환 부위(낭) 가운데에 새로운 혈류 공간을 마련해 주는 튜브 모양의 의료기기로, 대동맥류에 가해지는 혈압을 감소시키고 파열 위험을 줄인다. 국내에서 엔듀런트는 지난 2013년 4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보험급여를 인정받은 바 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