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차기 스마트폰, ‘안전성’에 방점…“노트7 배움 커”

삼성·LG 차기 스마트폰, ‘안전성’에 방점…“노트7 배움 커”

기사승인 2017-01-24 05:00:00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이 발화 문제로 리콜단종 되면서 스마트폰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삼성과 LG가 제품 안전성 관리 시스템을 대폭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19일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7의 발화 사례가 보고되자 9월 리콜 조치를 실시했다. 애초에 문제로 지목된 삼성SDI에서 공급한 배터리 외에 다른 배터리 탑재 제품에서까지 같은 현상이 발생하자 결국 10112개월여 만에 전면 단종을 결정하고 원인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삼성전자가 전 세계적으로 리콜 조치한 갤럭시 노트7 물량은 약 25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권은 이에 따른 손해액과 판매 기회비용 등을 감안해 삼성전자가 3조원대 규모의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도 하락 등에 따른 피해는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다.

갤럭시 노트7이 안전성 문제로 시장에서 사라지자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까지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12월 중국 상하이 소비자위원회는 아이폰 6’ 폭발 신고 8건을 접수했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소비자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나라 국가기술표준원도 아이폰의 전원 꺼짐등 배터리 이상 추정 현상에 관한 자료를 애플 측에 요청하고 모니터링에 나섰다.

이처럼 관심을 끌고 있는 갤럭시 노트7의 문제 원인은 배터리로 결론 났다. 삼성전자는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 동안의 자체 조사 결과와 외부 전문 기관의 검증 내용을 공개했다. 제조부터 물류까지 전 공정에 대한 검증과 대규모 재현 설비에서의 충방전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배터리 내부 음극재와 양극재 접촉 등으로 인한 소손(불에 타서 부서짐)’ 현상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문제 원인이 배터리에 있었음을 확인함에 따라 삼성전자는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내놨다.

먼저 배터리 내부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특수 장비를 도입하고 배터리와 완제품에 대한 대량 충방전 테스트, 사용자들의 실제 사용 환경을 고려한 가속 시험도 강화하는 등 ‘8 포인트 배터리 안전성 검사프로세스를 도입했다.

배터리의 안전과 내구성을 검사하는 안전성 검사횟수를 대폭 확대하고 배터리 외관의 이상여부를 표준 견본과 비교해 외관 검사한다. 또 배터리 내부의 극판 눌림 등을 사전에 발견하기 위해 엑스레이(X-ray) 검사를 도입하고 배터리 해체 검사도 진행한다.

이 외에 배터리 누액이 발생할 경우 이를 감지해 내는 ‘TVOC 검사’, 상온에서 배터리 전압의 변화가 있는 지를 확인하는 델타 OCV 측정 검사’, 반복적인 충방전 검사’, 소비자 사용 환경에 맞춘 사용자 조건 가속 시험으로 사전에 문제를 잡아내겠다는 것이다.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다중 안전장치도 마련한다. 핵심 부품에 대한 설계와 검증, 공정관리 등을 전담하는 부품 전문팀을 구성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방안이다.

향후 제품에는 배터리 실장 공간을 추가로 확보해 소비자가 사용 중 제품을 떨어뜨리는 경우 배터리에 가해지는 물리적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추가로 적용하고 배터리 안전 설계 기준도 강화한다. 충전 온도와 전류, 충전 속도 등에 관한 소프트웨어 보호 알고리즘도 보강했다.

캠브리지대학교, 버클리대학교, 스탠포드대학교 등 학계와 연구기관 전문가들로 자문단을 구성해 제품의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또 다중 안전 설계와 검증 프로세스 등을 관련 단체에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일련의 대책을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8’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내부 분석 결과를 단계적으로 적용해 11월 마무리했기 때문에 배터리 안전성에는 이상이 없다는 설명이다.

갤럭시 S8보다 1개월가량 빨리 플래그십 스마트폰 ‘G6’를 선보이는 LG전자도 안전성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웠다. 냉각 성능을 위한 히트 파이프구조 적용, 국제 기준 이상의 배터리 테스트와 다양한 극한 조건에서의 복합 환경 검사가 골자다.

열전도율이 높은 구리 소재의 히트 파이프는 노트북, PC 등에 많이 사용되는 냉각장치로 발열량이 많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온도를 약 6~10%까지 낮춰줄 수 있다. 아울러 G6는 발열이 많은 부품간 거리를 충분히 확보해 열이 분산될 수 있도록 설계된다.

배터리 자체의 안전성 테스트도 강화한다. 배터리 열 노출 시험의 경우 미국 ‘IEEE1725’, 유럽 ‘IEC62.133’ 국제 기준 규격보다 15% 이상 높은 온도로 테스트를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못으로 배터리 중앙을 찌르는 관통 테스트, 일정 높이에서 물체를 떨어뜨리는 충격 테스트도 실시한다.

G6의 제품 품질 테스트는 기존 가속수명시험을 강화한 복합환경시험을 적용해 이뤄진다. 온도, 습도, 이물 침투, 충격, 낙하, 파손 등의 극한 조건에서 AP, 디스플레이, 카메라, 지문센서 등의 부품을 테스트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처럼 철저한 검증을 내세운 것은 시장 상황에 맞춘 전략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향후 제품 안전성 면에서 이상 없는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약속으로도 볼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제조사들이 갤럭시 노트7 사태를 겪거나 보면서 배운 점이 많을 것이라며 한 차례 홍역을 앓고 철저한 검증이 이뤄진 만큼, 향후 출시될 제품들은 안전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고동진 사장은 이날 지난 수개월 동안 많은 사람들과 전문 기관에서 분석한 것들을 배우는 과정이 우리에게는 소중하고 값진 경험이었다새로운 제품, 그러나 품질과 소비자 안전이 한층 향상된 제품을 통해 여러분의 잃어버렸던 신뢰를 반드시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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