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민규 기자]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양분하던 국내 면역항암제 시장에 ‘티쎈트릭’이 가세하며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다만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비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에 중점을 둔 반면, 티쎈트릭은 요로상피암(방광암) 2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아 본격적인 시장경쟁은 적응증 확대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암 치료는 신체의 면역체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데 암세포의 경우 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억제하거나, 회피하는 기전을 통해 증식하기 때문이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 표면에 PD-L1이라는 단백질이 면역세포인 T세포의 PD-1 수용체에 붙어 암세포에 면역작용을 하는 면역세포를 무력화시키는 것을 막아 치료하는 기전이다. 면역항암제는 현재 보험급여를 받지 못해 연간 수천만원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오노약품공업·한국BMS ‘옵디보’, 폭 넓은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는 미국 FDA로부터 2014년 12월 흑색종 허가 후 총 비소세포폐암(편평 및 비편평), 신세포암, 호지킨림프종, 두경부암, 방광암 등 6개의 암종에 적응증을 획득했다.
또 흑색종을 제외한 5개 암종에 대해서 ‘획기적 치료제’로 지정된 후 ‘신속승인’을 획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2015년 3월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성인 악성 흑색종 2차 치료, 2016년 4월 PD-L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사용 가능한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 및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성인 악성 흑색종 1차 치료에 동시 허가를 받았다.
임상연구에 따르면 옵디보는 PD-L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생존율을 개선했고, 편평/비편평 비소세포폐암 모두에서 우수한 치료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지난 1월 ASCO에서 PD-L1 발현 여부와 상관없이 이전에 치료 받은 적이 있는 진행성 위암 환자들 중 표준 치료제로 쓸 수 없거나 반응이 없어서 치료방법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국·일본·대만에서 진행한 위암 3상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기도 했다.
현재 간세포암, 두경부암, 신장암, 위암 등에 대해 글로벌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여보이’와의 병용요법 연구도 진행 중에 있다.
◈한국MSD ‘키트루다’, 효과 예측 기준 있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는 2016년 10월 미국 FDA에서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으며 항 PD-1 면역항암제로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국내에서는 2015년 3월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성인 흑생종의 2차 치료로 허가를 받았고, 지난해 4월에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와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성인 흑색종의 1차 치료로 허가받았다.
특히 키트루다는 PD-L1(암 세포에서 나오는 단백질의 한 종류) 발현율을 통해 가장 적합한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한 동반진단기기도 함께 허가를 받았다. 다양한 임상 연구를 통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PD-L1 발현율이 50% 이상인 환자에서 항암화학요법대비 무진행 생존기간, 전체 생존기간, 삶의 질, 부작용 등을 개선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미국 FDA는 PD-L1≥50%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했고,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는 PD-L1을 기준으로 1% 이상까지 확대했다.
적응증 확대에도 본격 나서고 있는데 키트루다는 최근 미국 FDA에 방광암 1, 2차 치료에 대한 허가자료를 제출했고, 간암·유방암 등 30여개 암 종에서 약 400건의 글로벌 임상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한국로슈 ‘티쎈트릭’, 방광암 적응증 허가받은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은 미국 FDA와 동일하게 지난 1월 방광암(요로상피암) 2차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
적응증은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환자로서 백금기반 화학요법제 치료 도중 또는 이후에 질병이 진행하거나, 백금기반의 수술전보조요법 또는 수술후 보조요법 치료 12개월 이내에 질병이 진행한 경우이다.
특징은 방광암 최초의 항 PD-L1 면역항암제로 면역세포 또는 암세포의 PD-1/PD-l1 경로를 표적으로 해 T세포가 종양세포를 효과적으로 발견하고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전이성 요로상피암 2차 치료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3상 연구를 진행 중이고, 2017년 하반기에 시스플라틴을 쓸 수 없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와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에 대한 적응증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시판까지는 3~4개월여가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방광암에 대해서는 타사 제품들이 적응증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국내 제약사들도 면역항암제에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미국의 신약개발 전문회사와 합작사를 설립해 면역항암제 개발에 나서고 있고,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을 미국 애브비에 기술수출 했다. 또 신라젠은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2020년 시장출시를 위해 국내외 임상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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